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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3/11) : '레드라인' 넘을 준비하는 북한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는데요, '레드라인'이라고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이 분석했네요. 북한이 2018년 4월 천명한 핵·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조치를 폐기할 수도 있는 거죠. 북한이 우리 정부 교체 시기에 한반도 긴장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네요.   
 

서해위성발사장 찾은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발사 시설의 확장 개축을 지시했네요.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보시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ICBM 발사 가능 서해위성발사장 현지시찰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총비서 동지께서는 서해위성발사장의 여러 곳을 돌아보시면서 위성발사장 개건·현대화 목표를 제시하시고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시었다. 총비서 동지께서는 서해위성발사장의 현 상태에 대하여 료해평가하시면서 앞으로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다목적 위성들을 다양한 운반 로케트로 발사할수 있게 현대적으로 개건 확장하며 발사장의 여러 요소들을 신설할 데 대한 과업을 제시하시었다"
 
구체적으로는 다목적 위성 발사를 위한 시설 현대화와 연료 주입시설 증설, 야외발사 참관장 신설 등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네요.

북한 매체들이 어제(10일)는 김 위원장의 국가우주개발국 시찰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5개년계획 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 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수집 능력을 튼튼히 구축할 데 대한 국가우주개발국의 결심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죠. 정찰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기 위한 장거리 로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기술이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국가우주개발국과 서해위성발사장 시찰은 모두 ICBM 발사를 위한 수순으로 풀이할 수 있죠.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선글라스에 검은 가죽점퍼(항공점퍼)를 입고 있네요. 국가우주개발국 시찰할 때도 비슷한 점퍼를 입었는데요, 방문하는 곳이 위성 발사와 우주 개발의 현장인 만큼 옷도 방문지에 맞춘 것으로 보이네요.
 

서해위성발사장은?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찰하면서 개건을 지시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은 어떤 곳일까요? ICBM과 장거리 로켓 개발의 '성지'라고 할 수 있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데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현대적인 발사대와 로켓 이동 레일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죠.

과거 장거리 로켓(미사일) 기술과 ICBM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현장 실험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이뤄졌는데요, 미사일 제조시설이 있는 평양 산음동 연구단지와 함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 축적을 위한 전략적인 장소인 셈이죠. 한미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이 발사장을 아예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으로 부르고 있고요. 북한이 정찰위성이라는 이름으로 ICBM을 쏘아올린다면 여기서 발사될 가능성이 크죠.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던 '평화 분위기'에서는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를 약속한 뒤 실제 해체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그 해 7월 위성사진 판독을 통해 발사장 내 이동식 건물과 로켓엔진 수직 시험대 해제 작업 등이 식별됐지만 작업은 불과 며칠 뒤 멈춘 것으로 파악됐죠.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에는 발사장이 본격적으로 복구됐고요. 이후 북한은 서해위성발사장을 여전히 장거리미사일과 ICBM 기술 개발의 산실로 삼고 추가 도발까지 예고하고 있는 거죠.
 

"괴물 ICBM 발사 앞두고 성능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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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등장하는 무기 기억하시나요?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죠. 당시 열병식이 사상 처음으로 새벽 0시에 진행됐고,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하다 울먹이기도 했죠. 사진 속 무기는 신형 ICBM으로 '화성-17형'인데요, 이전의 ICBM보다 직경과 길이 등 크기가 커져 공개 당시 '괴물 ICBM'으로 불렸죠.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한미 군 당국이 분석한 결과 탄체(추진 동체)가 2020년 공개된 것과 같은 것으로 평가했네요. 북한의 두 차례 발사가 '화성-17형' 발사를 앞둔 성능 시험의 일환이었다는 거죠. 한미는 향후 북한이 이 ICBM을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최대 사거리로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요, 북한이 2018년 4월 천명한 핵·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조치의 폐기가 임박하다는 얘기이기도 하죠.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네요.   

북한이 미사일 발사하면 우리 군이 고도와 사거리 등 초기 제원을 일부 공개하기는 하지만, 이처럼 '우주발사체 가장 최대 사거리 시험' 전망까지 담아서 미국과 함께 공식적으로 발표한 건 드문 일이라고 해요. 이례적인 발표는 북한에 대해 '도발하지 말라'는 경고로 볼 수 있는데요, '레드라인'으로 여겨지는 ICBM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한미가 단합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거죠. 미 고위 당국자도 언론 브리핑에서 세부 분석 내용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전략적 위험 완화를 우선시했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추가적 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데 있어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죠.
 

"정찰위성"이라는 북한

 
북한은 최근 두 차례의 도발이 '정찰위성 개발용 시험'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지난달 27일에는 '정찰 카메라 시험'을, 지난 5일에는 '위성자료 송수신체계 확인' 을 각각 시험 목표로 내세웠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이 보도했고요. 오늘(11일)은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가 같은 주장을 하면서 우리를 비난했네요. 통일의 메아리는 "우리의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두고 남조선 당국자들이 또 푼수 없이 놀아대고 있다. 당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국가 방위력 강화의 중요과제 수행을 위한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활동"이라고 거듭 주장했고요, 통일부를 향해서는 "용납 못할 반통일적 망동"을 하고 있다면서 "지금 남조선의 정치권과 사회 각계에서 '통일부는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너무나도 응당하다"고 비난했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정찰위성 개발을 내세우지만 사실상 ICBM 시험발사로 향하는 수순을 착착 밟고 있다고 보고 있죠. 북한 주장대로 정찰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려면 장거리 로켓을 이용해야 하는데 장거리 로켓은 ICBM 기술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3단 분리체로 이뤄진 장거리 로켓은 탄두부에 위성체를 탑재하면 위성발사용이고, 핵탄두 등을 장착하면 ICBM으로 전용되는데요, '정찰위성을 가장한 ICBM 발사 시험'로 보는 이유들이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이 새로 건설한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 교체 시기 노리나?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1)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거나 압박하려는 목적 2)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다목적 포석 3) 마이웨이식 군사력 강화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정부 교체 시기에 도발 징후를 집중적으로 노출해 어떤 효과를 보려는 것으로도 분석되죠. 

북한의 도발 시점에 대해서는 새 정부 출범 이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네요.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과 4월 중 예상되는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ICBM 도발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서방세계의 대결 구도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강력한 제재를 무릅쓰고 도발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전문가도 있죠. '레드라인'인 ICBM 시험 발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한반도 긴장 수위는 갈수록 올라갈 텐데요,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하기도 전에 안보 시험대에 오르게 됐네요.
 

오늘의 한 컷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나오는 모습이에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오찬 회동을 마치고 나왔는데요, "인수위 인사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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