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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화장장 부족…장례 치르고 다시 영안실 안치도

코로나19로 화장장 부족…장례 치르고 다시 영안실 안치도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지금 서울에서 돌아가신 분은 오는 16일에야 화장할 수 있어요. 6일장을 할 수밖에 없죠."

최근 코로나19 확진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화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화장장, 장례식장, 병원 영안실 등 일선 장례 현장에서 대기 현상이 심각한 수준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오늘(11일) 오전 보건복지부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소재 화장장은 오는 15일까지 예약이 꽉 찼습니다.

인천과 경기도도 각각 오는 14일, 13일까지 매진된 상황입니다.

정종규 프리드라이프 부평지점장(64)은 "원래 환절기에 사망자가 더 많은 데다 최근 코로나19로 하루 200명씩 돌아가시면서 화장 수요가 늘어났다"며 "예전에 '선(先) 화장 후(後) 장례' 방식이었을 땐 확진 사망자를 일반인과 분리해 저녁에 따로 화장했는데, 지금은 화장장 운영시간 내에 같이 하다 보니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유족이 화장 일정을 못 잡으면서 장례 기간이 늘어나다 보니 장례식장 빈소를 예약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빈소를 잡지 못해서 급한 대로 시신만 병원 영안실에 두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장례식장 빈자리가 생기면 서둘러 빈소를 마련해 조문을 받는 식입니다.

성기영 서울성모병원 장례지도사(45) 씨는 "화장 예약이 힘들어지면서 장례가 길어지게 되고 장례식장에 빈소가 없는 상황이 생긴다"며 "오늘 돌아가신 분의 빈소를 내일이나 모레로 예약을 잡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장례 기간을 늘리지 못 한 채 3일장을 지낸 뒤 시신을 영안실에 도로 두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오늘 장례가 접수된 A씨의 경우 장례식장은 운 좋게 자리가 생겨 빈소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화장 예약은 오는 15일까지 밀리는 바람에 14일부터는 시신을 영안실에 두기로 했다고 한 현장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심지어 최근엔 영안실 내에서도 적체 현상이 심각해져서 시신을 안치 냉장고 외부에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정 지점장은 "관에 모시지 않은 분을 밖에 모실 순 없으니 입관한 분은 밖에다 모실 수밖에 없다"며 "장례를 마치고 유족들이 집에 가 있는 경우 관을 밖에 놓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성 장례지도사도 "코로나 사망자나 노환이신 분들은 자택에 계시다가 돌아가는 분이 많은데 안치 냉장고가 수용 능력이 안 되다 보니까 자택에서 대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부패를 억지해야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장례지도사들의 업무 과중과 서비스 질 하락은 어쩔 수 없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성 장례지도사는 "일하면서 직원이 확진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5명이 할 일을 서너 명이 처리하고 있는데 일은 더 늘어났다"며 "업무 중에 실수가 예전보다 많이 발생하고 서비스 질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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