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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반복되는 대형 산불, 무엇 때문일까?

[마부작침] 반복되는 대형 산불, 무엇 때문일까?

안혜민 기자

작성 2022.03.11 09:4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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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반복되는 대형 산불, 무엇 때문일까?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득표 차이가 많이 나질 않아서 새벽이 되어서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었지만 결국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역대 최소 득표차인 247,077표 차이로 이기고 20대 대통령에 당선됐죠. 승자와 패자 모두,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수고했다는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대통령 선거는 끝났지만 안타깝게도 산불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동해안 산불 피해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죠.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아직까지 진행 중인 산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이번 산불이 얼마나 큰 규모인 건지, 최근에 산불이 얼마나 나고 있는 건지, 그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데이터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산불이 하루빨리 잦아들고 소방 관계자들이 안전하게 진화작업에 나서길 바라면서 오늘의 마부뉴스 질문을 던져볼게요.

“반복되는 대형 산불, 무엇 때문일까?”
 

너무 많은 걸 앗아간 산불


3월 초에 강원도에 커다란 산불 2개가 발생했습니다. 하나는 강릉과 동해 지역을 태운 산불, 또 하나는 울진과 삼척을 태우고 있는 산불이죠. 다행히도 강릉-동해 산불은 마무리됐지만 울진-삼척 산불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소방관과 지역 공무원들은 불길을 잡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동해안 산불 모습

강릉-동해 산불은 불이 발생한 지 정확히 89시간 52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이 산불은 60대 남성의 방화로 시작됐죠. 주민들에 대한 앙심을 품고 범죄를 저질렀다는데, 앙심의 불꽃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산불은 강릉에서만 1,900㏊의 산림을 불태웠고, 동해에선 2,100㏊를 잿더미로 만들었어요. 피해규모만 도합 4,000㏊로 역대 3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역대 가장 최악의 산불은 2000년 4월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이었는데 삼척에서만 17,396㏊를 태울 정도였거든요. 총 피해면적은 23,794㏊로 통영시 전체 면적과 맞먹는 수준이었죠.

그런데 그 최악의 산불을 이번 울진-삼척 산불이 갈아엎었습니다. 현재까지 진화율은 75% 수준인데, 현재까지 소실 면적(11일 오전 기준)이 울진 18,484㏊, 삼척 1,509㏊로 2000년의 최악의 산불 피해 규모를 넘어섰거든요. 불을 끄기 위해 지난 4일엔 전국에 소방동원령 1호가 발령됐습니다. 당번을 서는 전국의 소방력 중에 5%를 불러 모으는 명령인데, 산불 상황이 좋지 않자 5일 소방동원령 2호로 격상했죠. 2호로 전국에서 동원되는 소방력은 10%까지 늘어났습니다.
2000-2022 산불 피해 상황 시각화

역대 산불과 비교하면 이번 산불은 어느 정도의 피해를 준 걸까요? 산림청에서는 체계적인 산불 관리를 위해서 산불피해대장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산불이 언제, 어디서 발생했고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피해 면적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는데 이 자료를 바탕으로 그래프를 그려봤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원의 크기는 해당 산불의 피해 면적을 나타냅니다. 2000년 동해안 산불의 거대한 원이 가장 상단에 위치해있죠? 올해 산불은 현재까지 파악된 잠정 수치로 그려본 거지만, 2000년 산불과 버금가는 규모라는 게 느껴질 겁니다.

산불 피해가 심각한만큼 정부는 신속하게 피해지역에 재난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동해안 산불 지역인 경북 울진군, 강원 삼척시, 강릉시, 동해시에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했죠. 여태껏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경우는 10번 있었는데, 산불로는 올해가 4번째입니다. 해당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산불 피해 복구비 일부를 국비로 지원해주고, 주민들에게는 생활안정지원금을 포함해 29가지의 지원 정책이 실시되죠.
 

점점 건조해지고 따뜻해진다


위에 그래프를 보면 최근 들어서 커다란 원이 점점 더 자주 보이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피해 규모가 큰 대형 산불들이 점점 잦아진다는 거예요. 최근 데이터를 조금 더 살펴볼게요. 최근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산불 발생 건수와 피해 면적을 그려봤습니다. 가장 많은 산불이 일어났던 해는 692건이 발생한 2017년이었습니다. 피해 면적이 가장 넓었던 때는 2019년이었죠. 2021년에 산불 수치가 줄어들긴 했지만 2022년 대형 산불 수치까지 포함된다면 상승세의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10년간 산불 건수와 피해 면적

날씨의 변화를 보면 산불이 증가하는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겨울과 봄이 점점 더 따뜻해지고 건조해지고 있거든요. 특히 이번 겨울은 역대급으로 건조했어요. 기상청이 이번 겨울을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건조했던 겨울이라고 발표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번 겨울이 1973년 이후 모든 겨울 가운데 일조시간이 가장 긴, 가장 맑은 겨울이었습니다. 거기에 강수량은 13.3㎜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강수 일수도 마찬가지로 꼴찌를 기록하면서 건조한 날씨가 지속됐죠. 즉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1973년부터 2020년까지 대한민국 평균 기온과 총강수량 산점도

올해만 특별한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과 전체 강수량으로 기상 상황의 변화를 살펴볼게요. 1973년부터 2020년까지 대한민국 평균 기온(X축)과 총 강수량(Y축)으로 점을 찍어봤습니다. 48년 간의 평균 기온과 강수량을 기준으로 4개 구역으로 나눠보면 분홍색 점(2000년 이후)과 빨간색 점(2010년 이후)이 우측에 몰려있는 게 보일 거예요. 특히 2010년 이후엔 오른쪽 하단에 위치하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그러니까 최근으로 올수록 대한민국이 따뜻해지고 건조해지고 있다는 거죠.

이런 상황이 오게 된 이유는 뭘까요?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꼽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전체적인 평균 기온이 늘어나고 건조한 지역이 늘어나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상황이 만들어진 거죠. 다만 기상청에서는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현상일 가능성은 있지만 짧은 시점의 데이터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어요.
 
Q. 강원 동해안에 큰 산불이 자주 나는 이유는?

우리가 기억하는 대형 산불들, 대부분이 강원도의 산불일 겁니다. 실제 피해 면적으로 통계를 내봐도 강원도가 압도적입니다. 대형 산불이 강원도에 자주 나는 이유는 강원도가 불이 쉽게 번지는 환경이라서 그래요. 강원도에는 봄철에 태풍에 버금가는 강한 바람이 불거든요.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바람, 양간지풍이라는 바람이 있는데 순간적으로 초속 20m에 달할 정도죠. 건조한 겨울과 봄에 이렇게나 강한 바람이 불게 되면 작은 불씨가 대형화재로 쉽게 번질 수 있습니다. 거기에 강원도 지역엔 침엽수림이 많은 것도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산불이 나면 솔잎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큰 불로 이어질 확률이 높거든요.
 

지구가 불타고 있다


지금 지구는 산불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형 산불의 빈도도 늘어나고 있죠. 2019년엔 호주 산불이 있었고, 2020년엔 캘리포니아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어요. 바로 이듬해인 2021년에도 캘리포니아에 대형 산불이 났죠. 단일 산불로는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딕시 산불이 발생한 게 이때입니다. 매년 최악의 산불이 갱신되는 상황이죠. 이 뿐만이 아닙니다. 터키,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에서도 대형 산불을 겪었어요.

EU에서 운영하는 CAMS(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 Copernicus Atmosphere Monitoring Service)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2003년부터 위성 센서로 대기 데이터를 관측하고 있는데, 전 세계 산불을 모니터링하고 탄소 배출량을 분석하고 있죠. 작년 7, 8월은 여태껏 CAMS가 관측한 데이터 가운데 가장 높은 탄소 배출량을 기록했다고 해요. 7월에는 무려 1,258.8Mt(메가톤)의 이산화탄소가 산불의 영향으로 배출됐고, 8월에는 그보다 더 많은 1,384.6Mt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됐어요.
2021년 7, 8월에 산불로 인해 방출된 탄소량

올해도 지구 곳곳에선 산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지역은 남미. 중남미 지역은 2021년 초부터 극심한 가뭄과 이상 건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영향으로 2022년에 큰 산불이 발생했거든요. 특히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는 역대급 산불을 겪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산불은 수십 년간 산불 중 최악의 규모로 전망되고, 파라과이의 피해도 막대합니다. 아르헨티나에서만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12M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을 정도니까요. NASA에서는 이번 산불이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의 산림과 습지대를 아예 영구적으로 파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할 정도예요.
 

산불은 기후변화 결과이자 원인


산불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둘 중에 뭐가 더 많을까요? 2020년에 EU 국가들 모두 통틀어서 배출된 이산화탄소 양이 무려 2,600Mt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가 지난해 산불로 배출됐어요. 2021년 산불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무려 6,450Mt이거든요.

엄청난 양의 탄소가 나오는 탓에 산불은 또 다른 기후변화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과거보다 탄소 배출이 늘어나면서 지구의 온도가 높아졌고, 그 영향을 받아 산불이 자주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산불이 엄청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니까 다시 또 지구의 온도를 높일 수 있거든요. 탄소 배출 증가 → 지구 기온 상승 → 산불 증가 → 또 탄소 배출 증가 → 또 지구 기온 상승 → 또 산불 증가... 끝도 없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거죠.
산불은 기후변화 결과이자 원인

UN은 올해 보고서를 통해 산불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산불이 더 빈번하게, 그리고 더 강하게 발생할 거라고 말이죠. 이 보고서에선 2030년까지 대형 산불이 14%, 2050년까지 30% 21세기 말에는 5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오늘 마부뉴스가 준비한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레터에선 산불이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지, 또 얼마나 피해를 입히는지 데이터로 살펴봤습니다. 어쩌면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하지 않으면 더 큰 대형 산불을 자주 접하게 될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산불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작은 노력으로 산불, 그리고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움직임을 이끌 수 있을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아래 댓글을 통해 생각을 알려줘!(*본 기사는 마부작침 뉴스레터를 편집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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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혜민  디자인 : 안준석  인턴 : 강수민, 강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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