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Pick] '여성에게 빵과 장미를!'…오늘은 114번째 세계 여성의 날

빵과 장미(픽사베이)

여성의 날을 왜 기념하게 됐을까

2022년 3월 8일,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올해로 114번째를 맞은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 1만 5천여 명이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시위를 벌이며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여기서 '빵'은 남성과 비교해 낮은 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여성 참정권을 의미합니다.

이 집회를 시작으로, 1911년 3월 19일 유럽 등지에서 참정권, 일할 권리, 차별 철폐 등을 주장하는 첫 번째 세계 여성의 날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세계 여성의 날이 '3월 8일'이라는 날짜로 굳어지게 된 것은 러시아 여성들의 대규모 파업에서 비롯됐습니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당시 러시아 여성 노동자들이 '빵과 평화'를 내세우며 대규모 파업을 벌여 4일 만에 러시아의 차르 니콜라스 2세를 폐위시켰고 러시아 여성들은 임시 정부로부터 참정권을 얻었습니다.

이에 1921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여성회의는 '빵과 평화' 시위가 시작된 날의 양력 날짜인 3월 8일을 여성의 날로 결의하고, 1922년부터 3월 8일 날짜에 맞춰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관행을 정착시켰습니다. 

여성운동 물결은 점차 서구 전역으로 확산했고 유엔은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한 뒤 1977년부터 매년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기념해왔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 (픽사베이)

오늘날 세계 여성의 날은 어떤 모습일까

유엔 여성기구가 최근 발표한 2022 세계 여성의 날 주제는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오늘의 성평등" (Gender equality today for a sustainable tomorrow)입니다.

유엔 여성기구는 현지시간 3월 8일 해당 주제와 관련한 온라인 콘퍼런스를 열고 "편견과 선입견, 차별이 없는 세상"을 함께 꿈꾸자는 의미에서 #편견을 깨자 (#BreakTheBias)라는 주제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단일한 행사뿐만 아니라 세계 여성의 날을 공식 국가 기념일로 지정한 나라들도 많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에게 미모사 꽃을 선물하고, 중국 일부 회사들은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여성 직원들에게 휴가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85년 여성단체들을 시작으로 이날을 공식적으로 기념해 오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우리나라 최초 여성인권운동가인 나혜석과 박인덕 등이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오다가 일제 탄압으로 맥이 끊긴 뒤 1985년 서울 명동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제1회 한국 여성대회가 개최되면서 명맥을 다시 잇게 되었습니다. 

이후 2018년 2월 20일엔 여성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양성평등 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3월 8일이 법정기념일인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됐습니다.
'2021년 분노의 게이지-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보고서 (사진=연합뉴스)

세계 여성의 날은 왜 필요할까

지난해 세계적으로 많은 여성 리더들이 탄생하면서 여성 인권이 신장되었지만, 한편으론 전 세계 곳곳에서 여성인권이 후퇴하는 일들도 잇따랐습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는 소녀들에게 중등교육을 받지 못하게 했고, 많은 여성들이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압박했습니다. 

코로나19 역시 여성 인권에 심각한 타격을 줬습니다. 지난해 유엔 여성기구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3개국에서 여성 둘 중 한 명(45%)은 코로나19 기간에 가정폭력이나 아시아인, 흑인 등을 겨냥한 혐오 폭력을 직접 겪거나 이를 겪은 여성을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어제(7일) 한국 여성의 전화에서도 우리나라 여성 인권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건들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4일에 한 명 꼴로 여성이 남편이나 연인 등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위험해 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2021년 분노의 게이지-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남편이나 애인 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83명으로 집계됐고, 살인미수 등으로 사건에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177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최소 260명의 여성이 연인이나 남편에게 살해되거나 살해당할 위험에 처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많은 여성들의 인권 후퇴를 기억하고, 성평등을 증진시키기 위해 유엔은 세계 여성의 날을 제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포옹(픽사베이)

세계 여성의 날, 하루를 보내며

한편 '세계 남성의 날'도 있습니다.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매년 11월 19일은 세계 남성의 날로, "남성들이 이 세계와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에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기념한다고 합니다.

유엔에서 제정한 공식 기념일은 아니지만, 영국을 포함한 80개국이 세계 남성의 날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 남성의 날 주제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 개선"이었는데요, 젠더 이슈가 화제와 문제를 낳는 요즈음, 3월 8일 오늘만큼은 서로를 존중하는 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떠신가요?

'뉴스 픽'입니다.

(사진=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