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당국자들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해 초반엔 거센 저항에 주춤했지만 전세를 뒤집으리라는 예상 아래 이런 방안이 검토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미, 유럽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이 서부 도시 리비우로 옮겨가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관료들이 다같이 국외로 피신해 폴란드에 정부를 차리는 가능성까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이들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이 같은 논의는 초기 단계로, 최종 결정은 내려진 것이 없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에 머물겠다는 뜻을 고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서방 당국자들은 그와 직접 망명정부와 관련한 사안을 논의하기를 조심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방안이 아니고서는 다른 어떤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키이우가 함락될 가능성을 전제로 관료 몇 명을 망명정부 후보지로 옮기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럴 뜻이 없으며, 그럴 상황도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만약 망명정부가 들어선다면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을 전제로 이에 맞선 게릴라 작전 등을 지휘하게 될 것으로 서방 당국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미국의 무기 지원이 우크라이나를 성공적으로 탈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이들 당국자는 점쳤습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인도적 지원을 위해 100억 달러(약 12조1천억 원)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만약 러시아 점령이 현실이 된다면 이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주민의 저항을 유지하는 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중심축이 될 수 있다고 WP는 짚었습니다.
미국에서 이 같은 논의는 국무부, 국방부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러시아가 키이우를 함락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고 WP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