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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집도 일터도 '잿더미'…희망 앗아간 화마

<앵커>

이번 산불도 작은 불씨에서 시작됐지만 그 상처는 크고 깊었습니다.

집과 일터를 태우고 희망까지 앗아간 울진 산불 피해를 신용식 기자가 현장에서 살펴봤습니다.

<기자>

5년 전 서울을 떠나 울진으로 온 선애 씨 부부.

자연을 벗하며 평안한 여생을 보내려던 소망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조선애/울진 산불 피해자 : 다 털어서 이 집 샀는데…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몸도 아파서 움직이지도 못 하고….]

불을 피해 급히 빠져나오느라 제대로 챙겨 나온 것도 없습니다.

[조선애/울진 산불 피해자 : 아무것도 못 챙겼어요. (현금도) 한 200만 원 있었어요. 정신없이 그 생각도 못하고.]

건설 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던 남편 종하 씨가 당장 일터에서 사용해야 할 장비마저 다 타버렸습니다.

[박종하/울진 산불 피해자 : 연장 보시면 알겠지만, 건축일 하고 있어요. 연장들이 하나도 못 쓰게 (됐죠.)]

산불이 남긴 상처는 마을 곳곳을 헤집어 놨습니다.

낡은 차들이 쌓여 있던 폐차장 건물은 폭격이라도 맞은 듯 부서지고 녹아내렸고, 수십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던 작고 조용했던 마을은 인기척 없이 검은 그을음만 가득합니다.

이곳은 화마가 훑고 간 소곡리의 한 주택가입니다.

집과 산이 모두 탔고 지붕은 폭삭 가라앉았습니다.

무너져 내린 마음을 추스르고 피해 현장을 찾아온 주민도 눈에 띕니다.

정성 들여 지은 이층 집은 모두 타버려 체육관으로 대피했지만 곧 출산을 앞둔 소들이 나쁜 연기를 마시고 아플까 봐 급히 돌아와 정리에 나선 것입니다.

[송경자/울진 산불 피해자 : 내일모레 출산하려면 감기 걸리고 그러면 안 되니까 빨리 정리를 해야 하는데 사실 막막하죠. 아무것도 없으니깐.]

[박종하/울진 산불 피해자 : 이렇게 된 것을 누구한테 원망해. 정부가 약간만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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