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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꺼지나" 강풍·짙은 연기에 사흘째 속수무책

"왜 안 꺼지나" 강풍·짙은 연기에 사흘째 속수무책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를 맞았지만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현재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한 가운데 진화인력 5천여 명, 헬기 50여 대를 투입해 전방위에서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울진, 삼척, 강릉 산불이 영향을 미친 구역은 1만 4천여ha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49배에 달합니다.

광범위한 산불 면적 때문에 대규모 진화인력과 장비를 투입해도 신속한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자욱한 연기와 송전탑 등이 신속한 진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동원된 헬기 51대가 시시각각 물을 퍼 날라 진화를 하고 있지만 산불 현장 일대가 연기로 뒤덮이다 보니 상공에서 불길이 이동하는 모습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송전탑도 헬기 진화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며칠 새 강릉,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해 진화 헬기가 분산된 데다 지형상 산세가 험한 것도 진화 인력의 현장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는 강풍의 방향도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산불 발생 첫날 건조경보 속에 순간 초속 25m가 넘는 강한 바람이 서남서쪽에서 불면서 산불이 동해안 쪽으로 급속히 번졌습니다.

강원도 경계를 넘어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은 이튿날인 어제는 바람이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내려왔습니다.

삼척을 거쳐 다시 울진 쪽으로 남하한 불길은 울진군청 등 지역 주요 기관이 있는 울진읍까지 진출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하루 이틀 안에 불을 완전히 끄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입니다.

비라도 내리면 진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겠지만 기상 당국은 1주일 뒤인 오는 13일에나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근 50년 만의 최악의 겨울 가뭄이 이어지다 보니 경북에서는 지난달 이후 지금까지 하루에 한 번꼴로 산불이 발생하는 등 어느 때보다 산불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경북에서는 지난 1월 평균 2.5㎜, 2월 평균 3㎜가량의 비가 내리는 데 그치면서 2개월 넘게 극심한 겨울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울릉도 부근에 내린 비가 대부분이어서 울진을 비롯한 경북 내륙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토양과 낙엽, 풀 등이 마를 대로 말라 있어 산불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강풍주의보가 연일 내려져 있어 언제라도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번 산불은 지난 2019년 4월 강원 고성·강릉·인제에서 발생해 3일간 지속된 산불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람이 잦아들지 않는다면 지난 2000년 4월 삼척 등 강원 동해안 5개 지역에서 발생해 8일 가까이 이어진 대형 산불의 재판이 될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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