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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42배 잿더미…"오락가락 바람 · 연기 · 송전탑 걸림돌"

여의도 42배 잿더미…"오락가락 바람 · 연기 · 송전탑 걸림돌"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이 지나도록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현재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한 가운데 진화인력 5천여 명, 헬기 50여 대를 투입해 전방위에서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좀처럼 불길이 안 잡히는 것은 우선 산불 발생 면적이 엄청나게 넓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울진 산불이 영향을 미친 구역이 1만 2천317㏊(삼척 650여㏊ 포함)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42배가 넘습니다.

대규모 진화인력과 장비를 투입했지만 물리적으로 신속한 진화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여기에 자욱한 연기와 송전탑 등이 신속한 진화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헬기 51대가 집중 투입돼 시시각각 물을 퍼 날라 진화를 하고 있지만 산불 현장 일대가 연기로 뒤덮이다 보니 상공에서 불길이 이동하는 모습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산불 진화에 배테랑인 헬기 조종사들이라 대략적인 산불 포인트를 감각적으로 짚고 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에 거미줄처럼 나 있는 송전탑도 헬기 진화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자칫 짙은 연기로 방향 감각을 상실해 송전탑에 부딪치는 큰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마저도 최근 며칠 새 강릉,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하다 보니 진화 헬기가 분산돼 추가 투입이 어려운 데다 지형상 산세가 험한 것도 진화 인력의 현장 접근을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는 강풍의 방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산불 발생 첫날 건조경보 속에 순간 초속 25m가 넘는 강한 바람이 서남서쪽에서 불면서 산불이 동해안 쪽으로 급속히 번졌습니다.

강원도 경계를 넘어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은 이튿날인 어제(5일) 바람이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내려왔습니다.

삼척을 거쳐 다시 울진 쪽으로 남하한 불길은 울진군청 등 지역 주요 기관이 있는 울진읍까지 진출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하루 이틀 안에 불을 완전히 끄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입니다.

비가 오면 진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겠지만 1주일 뒤인 오는 13일에나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이 부는 날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산불 진화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지난 2000년 4월 삼척 등 강원 동해안 5개 지역에서 난 산불은 8일 가까이 이어졌고, 2019년 4월 강원 고성·강릉·인제에서 난 대형 산불은 3일간 계속됐습니다. 

(사진=산림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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