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곳에서 동시에 산불 발생…'10년 만의 최대 피해'

어제(4일) 오후 경북 울진을 시작으로 강원 삼척·영월·동해·강릉 등 전국 8곳에서 산불이 동시에 발생해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몇 곳은 다행히 진화됐으나 강원도와 경북지역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맹렬한 기세로 번져 소방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전국 단위로는 처음으로 화재위험경보 '심각' 단계까지 발령된 상태입니다.

특히 4일 오후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원 삼척 등지로 확산해 피해가 심각합니다.

5일 산림 당국이 파악한 피해 집계를 보면 지금까지 산불영향구역이 울진 3천240㏊, 삼척 60㏊ 등 3천300㏊로 축구장 면적 4천621개에 이르며 최근 10년 이내 최대 피해 규모입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울진에서만 주택 등 158곳이 피해를 봤습니다.

또 주택 116채가 소실되는 등 158곳에서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송전선로 4회선도 차단됐습니다.

울진과 삼척 35개 마을 주민 6천126명이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673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마을회관 및 체육시설에 대피해 있습니다.

울진·삼척 산불은 인근 원자력발전소, LNG 생산기지, 송전선로까지 위협해 한때 비상이 걸리기도 했지만, 다행히 불길이 바뀌면서 한숨을 돌렸습니다.

5일 새벽 1시 20분쯤엔 강릉 옥계면에서 산불이 발생해 동해 망상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당국은 진화인력 50명과 소방차 19대를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산불은 주변으로 빠르게 번졌고, 오전 5시 30분께 동해 망상으로까지 확산했습니다.

이 때문에 동해고속도로 약 15㎞ 구간이 전면 통제된 상태입니다.

이들 지역에는 현재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으며, 습도가 36%로 매우 건조하고 바람도 초속 5ｍ 안팎으로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이 불로 현재까지 축구장 84개 면적인 산림 60㏊(60만㎡)가 불에 탔고, 주택 4채가 전소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젯밤 10시 20분 강릉시 성산면 송암리 영동고속도로 인근 야산에서 난 산불은 현재까지 산림 3㏊(3만㎡)의 피해를 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산림 당국은 강릉·동해지역에 헬기 총 10대와 진화인력 1천70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중입니다.

이 밖에 어제(4일) 낮 12시 40분 영월군 김삿갓면에서 발생한 산불도 강풍을 타고 인접 산솔면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산림 당국은 오늘(5일) 오전 6시 30분께 헬기 3대와 군인, 경찰 등 38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재개하는 등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밤새 경남 함양군 마천면의 한 산에서도 불이 나 9시간여 만에 진화됐고 부산 금정구 회동동 아홉산에서도 불이 나 임야 6천600여㎡를 태우고 6시간여 만에 불길이 잡혔습니다.

앞서 어제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발생해 대모산으로 옮겨붙은 불도 약 5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습니다.

마을 주민이 조리 중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불은 산림 1.5㏊(헥타르), 주택 등 11채 등을 태웠습니다.

소방청은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를 처음 발령하고 진화 헬기 57대와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아직 불길을 잡지 못한 경북·강원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진=산림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