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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지막 아닐 거야" 젖먹이 딸 안고 국경을 넘었다

<앵커>

전쟁터가 돼버린 우크라이나에서는 가족과 헤어지는 피란민들이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아이들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루마니아 국경에서, 곽상은 특파원이 피란민들의 이야기를 전해왔습니다.

<기자>

시레트 국경검문소 앞에 늘어선 파란 텐트들.

루마니아 국경을 막 넘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잠시 추위를 피해 몸을 녹이는 장소인데요, 이곳에 들어가 가족과 헤어진 채 피란길에 오른 이들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루바/우크라이나 피란민 :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아요. 남편은 키이우(키예프)에 남고 저만 아기와 나왔어요.]

젖먹이 딸 알렉시아를 안고 홀로 국경을 넘은 젊은 엄마 루바.

참전 중인 남편을 생각하면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루바/우크라이나 피란민 : 이게 마지막이 아닐 거라고, 곧 다시 만나자는 얘기를 하며 남편과 헤어졌어요.]

8살 아들의 손을 잡고 키이우를 떠나온 올레시아 씨도 엿새간의 고된 여정 끝에 겨우 루마니아 국경에 도착했습니다.

[올레시아/우크라이나 피란민 : 남편이 키이우에 남아 있는데, 거긴 상황이 아주 좋지 않아요.]

[쎄보바/우크라이나 피란민 (올레시아 씨 아들) : 지금 키이우는 전쟁 중이에요.]

어린 아들도 전쟁터 한복판에 아빠 혼자 남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올레시아/우크라이나 피란민 : 24일 키이우를 출발했는데, 탱크들이 도심 교차로까지 진입해 있었어요. 아들도 그 모습을 봤죠.]

6살 소녀 니키타는 아빠, 할아버지와 헤어져 피란길에 오른 뒤부터 말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어린 소녀 셋이 국경을 넘기는 했지만, 이제부터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나타샤/우크라이나 피란민 (니키타 할머니)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쟁이 벌어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아빠, 남편을 두고 조국을 떠나온 이들의 정처 없는 피란길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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