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금지 징계를 내리자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연맹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현지시간 1일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연맹은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ISU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 이 결정은 매우 차별적이고 올림픽 정신을 크게 위배했다. 스포츠가 완전히 정치적 도구가 됐다는 증거이며 선수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우리는 모든 가능한 옵션을 검토하고 선수와 코치의 이익을 보호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앞서 ISU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러시아에 동조한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징계안을 발표했습니다.
ISU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에 따라 러시아, 벨라루스 빙상연맹 소속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는 선수뿐만 아니라 임원 등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어 ISU는 "해당 제재는 추후 이사회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효력을 유지한다. 필요한 경우 추가 조처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ISU는 러시아·벨라루스 연맹에 속한 선수들이 중립 소속으로도 출전할 가능성을 완전히 봉쇄했습니다.
이 같은 결정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오는 3월 21일 프랑스 몽펠리에서 열리는 2021-2022시즌 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 모두 참가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한 해에 단 한 번 열리는 대회로 올림픽 다음으로 큰 국제대회입니다.
ISU의 이번 결정으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안나 셰르바코바, 은메달리스트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는 물론 올림픽 기간 도핑 논란으로 전 세계를 분노케한 카밀라 발리예바는 세계 선수권 출전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피겨 천재 소녀'에서 도핑 파문으로 한순간에 추락한 발리예바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별렀지만 결과는 허사가 됐습니다.
아사다 마오(일본)의 지도자로도 유명했던 '러시아 피겨 대모' 타티아나 타라소바는 ISU의 이번 징계에 불만을 터뜨리며 "러시아 선수들은 세계 피겨계의 보석과도 같은 존재다. 러시아 선수들이 없다면 세계선수권 가치도 사라질 것이다"라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한편 IOC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수여했던 올림픽 훈장을 박탈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는 IOC뿐만 아니라 FIFA(국제축구연맹), UEFA(유럽축구연맹)에서도 퇴출당하며 국제 스포츠계에서 완전히 고립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