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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대규모 봉쇄로 향하는 홍콩…텅 빈 슈퍼마켓 진열대

[월드리포트] 대규모 봉쇄로 향하는 홍콩…텅 빈 슈퍼마켓 진열대
"우리는 여전히 그 계획(도시 봉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러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어제(2월 28일) 소피아 찬 홍콩 보건장관의 이 발언 이후 많은 홍콩 시민들이 슈퍼마켓과 약국으로 몰렸습니다. 홍콩 정부가 이번 달에 750만 전 시민을 대상으로 3회에 걸쳐 코로나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나온 ‘도시 봉쇄’ 가능성 발언이 사재기로 이어진 것입니다. 슈퍼마켓 계산대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진열대는 텅텅 비었습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결정 난 것이 없다"며 사재기에 나선 시민들에게 침착하라고 당부해야만 했습니다.

텅 빈 홍콩 슈퍼마켓 진열대

신규 확진 3만 4천명 사망 87명…"9일간 대규모 봉쇄"


하지만, 도시 봉쇄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정부가 이달 중순 이후 모든 주민에게 3차례의 PCR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그동안 ‘대규모 폐쇄’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검사로 인한 봉쇄 기간은 당초 구상이었던 15~21일에서 9일 정도로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시 봉쇄를 하고 전수 검사를 하면 효과가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야외 대기 장소에 있는 환자들
어제 기준 홍콩의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3만 4,462명을 기록했고, 사망자도 87명이 발생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최고수치입니다. 홍콩의 응급의료시스템도 붕괴돼 구급차 대기 시간이 최대 39시간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우한식' 임시 격리 시설 등장…본토 인력 도착


홍콩 칭이 지역에 건설된 팡창병원
"모든 수단을 동원해 코로나19를 통제하라" 지난달 중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 말 이후 중국 정부는 홍콩 방역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습니다. 홍콩 전주민 강제 검사, 행정장관 선거 연기가 시 주석의 지시 이후 발표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우한에 지어졌던 ‘팡창병원(임시 간이 병원으로 경증 환자 등을 격리)’도 홍콩에 등장했습니다. 중국 본토 정부의 지원으로 지어지는 8개 팡창병원 가운데 칭이 지역에 건설되는 시설은 일주일 만에 완공됐습니다.

홍콩에 도착한 량완넨 중국 국가위건위 팀장
중국 정부는 어제 량완녠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코로나19 대응 전담팀장 등 5명의 전문가를 홍콩으로 파견했습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의 직접 나가 맞이했습니다. 량완녠 교수는 "중국 정부가 홍콩의 코로나19 5차 확산에 매우 우려하고 있고 온 나라가 나서 홍콩을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의료 인력 3천∼5천명을 1차 파견하고, PCR 검사 인원 수천 명을 추가로 파견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되는 홍콩의 중국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친중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방역 통제 능력이 없는 홍콩 정부 대신 “홍콩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베이징이 직접 나서 통일된 지휘를 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중국 본토 정부 관리가 인접한 광둥성 선전에서 홍콩에 대한 방역 지원을 지휘하고 있지만, 둬웨이는 지휘와 배치를 통일해 도시 봉쇄 결정과 물자 공급, 환자 분류 등 홍콩 방역을 모두 중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홍콩내 반정부, 반중국 세력의 시위를 억제하는 데 이용된 데 이어, 방역 등 정책 결정에서도 중국화를 더 빨라지게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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