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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500년 된 마을 '보호수' 귀향 첫날 당한 화

<앵커>

재개발로 버려지다시피 한 500년 된 보호수가 우여곡절 끝에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다시 심는 과정에서 불에 타 버렸습니다. 불이 났을 당시 작업자가 1명뿐이어서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KNN 조진욱 기자입니다.

<기자>

8미터 높이의 큰 나무가 통째로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이식 작업을 돕던 수목 전문가가 급히 흙을 뿌려보지만 역부족입니다.

불이 난 나무는 부산 사상 근린공원에 이식하던 500년 된 회화나무였습니다.

불은 지지대 해체 작업 중 용접 불티가 튀면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점심시간이라 작업자가 1명뿐이었습니다.

인근엔 물차도 대기 중이었지만 작업자가 없어 소용이 없었습니다.

나무 옆 트럭에는 산소통과 가스통도 쌓여 있어 오히려 더 큰 대형사고가 날 뻔했습니다.

결국, 10분 만에 꺼졌는데, 이미 나무는 검게 탄 뒤였습니다.

[윤석락/경상대 수목진단센터 책임연구원 : 나무 전체가 불이 붙는 경우는 잘 없거든요. 일반 자연상태에서 나무에 뭘 감는 게 없고 하니까.]

대략 500년 수령의 이 나무는 3년 전 지역 재개발사업지에서 진주의 한 농원으로 버려지듯 이식됐습니다.

관할 지자체는 노거수 관리 조례까지 만들어 귀향을 추진했지만 어이없게도 고향에 돌아와 화를 입었습니다.

고사까지 준비하며 기다렸던 주민들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송동준/부산 주례동 주민 : 지금도 너무 황망하고 부모를 잃은 그런 기분입니다. 심정이….]

사상구청은 조경업체에 책임을 묻고 나무를 살려볼 계획이지만, 이미 까맣게 그을린 노거수는 살아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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