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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2/28) : 한국도 러 돈줄 죄기 동참…금융 핵무기?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스위프트(SWIFT) 배제'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미국과 EU의 금융제재 카드로 언급돼 왔죠. 러시아 은행들을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차단해 돈줄을 죄는 제재 조치인데요,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서 '금융의 핵무기'로 비유되기도 하죠. 러시아는 핵 카드까지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고요. 스위프트 배제라는 서방의 제재에 우리 정부도 동참하기로 했네요.  
 

정부 "러 스위프트 배제 동참"

정부가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퇴출하기로 한 서방의 금융제재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이렇게 설명했죠. "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무력 침공을 억제하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한다. 새로이 발표된 SWIFT 배제 등 대(對)러시아 금융제재에 동참할 것이며 구체적 방안은 관계부처에서 검토 중이다. 금융제재 동참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기업 피해 등에 대해서는 이미 구축한 일일점검 및 비상 대응 체계를 중심으로 최소화에 주력하겠다" 금융제재에 동참하면 한국 기업의 대러시아 결제에도 어려움이 따르게 되는데 그런 문제는 다른 나라 외교당국과 협력하면서 풀어가겠다는 거죠.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 배제하는 조치와 함께 전략물자 수출을 차단하기로 했는데요, 수출통제와 관련한 결정 사항은 미국 측에 외교 채널을 통해 통보했다고 해요. 
 

스위프트가 뭐기에…

스위프트(SWIFT)는 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의 약자인데요, 국제은행간통신협회로 번역할 수 있죠. 1973년 은행간 금융 메시지를 신속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15개국 239개 은행이 설립한 비영리 조직이죠. 지금은 2백여 개 나라의 1만1천 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고요. 이들 은행이 전산망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는데요, 그래서 스위프트는 조직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금융 거래를 위한 글로벌 전산망 시스템을 지칭할 때가 많죠. 스위프트 시스템을 통해 하루 평균 4천만 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이 시스템이 곧 국제 금융 거래 네트워크인 셈이죠. 이란과 북한은 스위프트에서 차단돼 있고요.
(출처=연합뉴스)

스위프트에서 퇴출되면 국제 금융망에 접근할 수 없게 되죠. 수출 대금을 받거나 수입 대금을 지불할 수 없게 되고요, 그러면 국제 교역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거죠. 뉴욕과 런던 등에서 굴리는 외환보유액 접근도 제한되고요. 그래서 스위프트 차단이 '금융의 핵무기'에도 비유되곤 하죠. 한국이 러시아 은행들의 스위프트 배제에 동참한다는 것은 핵무기와도 같은 강력한 금융제재에 동참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서방 국가도 손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최근에 일부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에서 배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화보유액에 대한 접근도 제한할 계획이라고 했는데요, 이런 금융제재애 일부 국가는 망설이다 뒤늦게 참여했죠. 경제적 역풍 우려 때문인데요,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러시아와 무역을 많이 하는 유럽 등 서방 국가 기업들도 손해볼 수 있다는 거죠. EU는 가스의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고 하는데 거래 대금 결제가 차단되면 수입이 어려워질 수 있죠. 수츨 대금 받기도 어려워지고요.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대출 회수도 걱정하고 있는데요, 서방 은행들이 러시아에서 대출을 회수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죠.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프랑스, 미국 등의 은행이 러시아 기업에 대출해 준 금액이 1,210억 달러(약 145조 원)이나 된다고 해요. 

국내 기업도 수출입 대금 결제 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데요, 특히 중소 수출기업이 수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경영난에 처할 수도 있죠. 러시아에 체류하는 유학생과 기업 주재원이 송금받기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도 예상되고요.

(출처=연합뉴스)

스위프트 배제라는 제재가 러시아와 중국을 더욱 뭉치게 해 미국 주도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네요. 이렇게 되면 경제 제재 지렛대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게 서방의 우려죠.
 

러 루블화 폭락, 달러 사재기

서방의 금융제재 효과가 바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러시아 금융시장이 휘청였네요.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루블/달러 환율이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19.50루블까지 올라 달러 대비 루블화의 가치가 전 거래일보다 30%나 급락했는데요, 루블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라고 해요. 러시아 곳곳에서 자동화기기(ATM) 앞에 달러화를 인출하려는 러시아인들의 장사진이 연출되기도 했는데요, 달러 사재기는 서방 세계의 각종 제재로 루블화가 붕괴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죠.

유럽중앙은행(ECB)은 러시아 스베르방크의 유럽 내 자회사들이 파산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발표했는데요, 스베르방크는 러시아 정부가 소유한 은행이죠. 미국의 초기 제재의 명단에 이름이 올랐고 스위프트 결제망 제외 대상에도 포함된 곳이에요. ECB가 언급한 은행은 '스베르방크 유럽'과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자회사 등 3곳인데요, ECB는 이들 3개 은행이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겪고 있어 머지않아 부채나 채무를 제때 갚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네요. 
 

핵 카드 꺼낸 푸틴

서방의 '금융 핵무기'에 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위협 카드까지 꺼내 들었는데요, TV 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 임무 돌입'을 국방장관과 총참모장에게 지시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거든요. '핵 억지력 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략로켓군 등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라고 해요.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인 행동을 할 뿐 아니라 나토 회원국의 고위 관리들까지 러시아에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서방 국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는데요, 핵 카드까지 언급한 게 서방의 압박 때문이라는 걸 시사하는 발언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서방이 러시아 은행들을 스위프트에서 배제하고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 리스트에 올리면서 대러시아 압박에 나선 데 대해 핵 카드로 대응한 것으로 보이네요.

푸틴의 핵 위협에 대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죠.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정당한 이유 없는 긴장 고조와 위협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미 국방부 관계자는 "오판하면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위험한 언사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고요.
 

러시아·서방 상호 압박 속 대화 시작

서방 국가는 러시아의 돈줄을 죄면서 압박하고, 러시아는 핵을 거론하며 서방을 압박하는 대결 국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예정돼 있죠. 외신 보도를 보면 곧 회담이 열릴 것 같은데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회담이죠. 회담 장소를 놓고 우크라이나가 "중립적이지 않다"며 거절하기도 했는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죠.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회담의 결과를 믿지 않지만 대표단에 시도해 보라고 했다"고 했고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러시아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듣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해서 우크라이나 정부도 회담 성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네요. 하지만 협상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 봐야 하는 것이어서 그 결과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죠. 
 

오늘의 한 컷

(사진=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를 9일 앞두고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됐죠. 경기도의 한 인쇄업체 사진인데요, 관계자가 인쇄된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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