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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우리 식물 영어 이름에 'Japan', 깨끗이 지웠다

국립수목원,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 개정판 발간

우리 식물 주권의 확보는 '코리아(Korea) 식물'로 부르도록 세계에 알리는 일에서 출발합니다.

국립수목원이 발간한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 개정판' 표지. (사진=국립수목원 제공)

우리 고유의 자생식물 일부 영어 이름에서 'Japan'(일본)을 지워냈습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3·1절을 앞둔 지난 28일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 이름 목록집' 개정판을 내면서 그동안 사용해온 자생식물의 일부 영어 이름에서 'Japan'을 뺐습니다.

그동안 일본 또는 다른 나라의 식물로만 인식되었던 우리 식물의 제대로 된 이름을 찾아주고 생물 주권과 그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2015년 초판 발간 이후 7년 만에 나온 이번 개정판은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새로 확인된 450종을 포함해 총 3천915종의 자생식물 영어 이름이 수록됐습니다.

이 가운데 20종의 영어 이름에서 그동안 써왔던 'Japan'을 뺐습니다.

한반도가 해당 식물 분포의 중심지임에도 일본 국가명이 들어갔거나, 광범위하게 여러 나라에 걸쳐 분포하고 있음에도 오직 일본만 명시한 식물 이름을 수정한 것이라고 국립수목원은 설명했습니다.

예컨대 종전까지 'Spined Japanese thistle'로 표기된 가시엉겅퀴의 영어 이름은 이제 'Spined Korean thistle'로 바뀌었습니다. 주엽나무는 'Japanese honey locust'에서 'East Asian honey locust'로 수정했습니다.

한반도 자생식물 캡쳐 (사진=국립수목원 캡쳐)
한반도 자생식물 캡쳐 (사진=국립수목원 캡쳐)

앞서 국립수목원은 지난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우리식물 주권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목록집' 발간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식물의 이름은 식물이 지닌 특징을 나타내는 것을 넘어 그 식물의 생태적 가치, 자생하는 지역의 역사적 의미, 민족의 문화를 내포하고 있기에 지금이라도 제대로 식물의 이름을 불러줘야만 합니다.

우리 식물 이름에 깊게 스민 일제강점기 고통


우리 식물의 이름은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의 많은 식물들이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고 학계에 보고되면서 뜻하지 않게 일본식 학명이 붙었습니다.

식물 이름은 학명(學名), 영명(英名), 국명(國名) 등 세 가지로 불리는데, 학명은 국제적인 약속이어서 한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지만 학계 등에서 가장 많이 쓰는 '영명'과 나라별로 부르는 '국명'은 우리의 의지로 바꿀 수 있습니다.

2014년 나고야의정서 발표 이후 식물 주권에 대한 관심과 중요도는 그 어느때보다 커지면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리 식물의 주권을 되찾아주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간된 목록집 개정판도 우리 식물의 정체성과 생물 주권을 바로 세우고 그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국립수목원은 이 목록집을 세계생물다양성정보기구(GBIF)와 해외 공관 등에도 보급할 계획입니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은 "이번 목록집 발간은 오랫동안 일본 또는 다른 나라의 것으로 인식된 식물에 우리 이름을 찾아주고 전 세계에 우리 자생식물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 개정판 [PDF 내려받기]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 (사진=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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