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목에 쇠사슬 감긴 여성…중국, 올림픽 폐막까지 숨겼다

<앵커>

지난달 중국에서는 쇠사슬이 목에 감긴 여성의 영상이 SNS에 올라와 진상을 조사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베이징 올림픽 폐막 뒤에서야 조사 결과를 발표해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지성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6일 중국 SNS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여성의 목에 쇠사슬이 감겨 있습니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쇠사슬은 벽에 고정돼 있고 목에는 자물쇠까지 채워져 있습니다.

장쑤성 쉬저우시에서 한 블로거가 촬영한 영상인데, 여성은 추운 날씨에도 난방 시설 하나 없는 좁은 콘크리트 건물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잘못을 모르는 남편의 태도가 더욱 공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둥 모 씨/남편 : 아들 7명과 딸 1명이 있어요. 어떤 때는 이름을 잘못 부르기도 해요.]

진상 조사 요구가 빗발쳤지만 현지 당국은 인신매매는 없었다고 하다가 보름이 지나서야 남편을 불법 구금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조사 결과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 사흘 뒤인 지난 23일 공개됐습니다.

여성은 1998년 3차례 인신매매를 당한 끝에 지금 남편과 살게 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덩린/경찰 : 그녀의 전 남편 시 모 씨가 5천 위안(우리 돈 95만 원)에 둥하이 주민에게 그녀를 팔아넘겼습니다.]

여성은 2년 전까지 8명의 자녀를 낳았고 2017년부터는 정신 질환을 이유로 쇠사슬로 묶이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습니다.

장쑤성 당국은 직무 유기와 허위 정보 발표 등을 이유로 해당 지역 당서기 등 공무원 17명도 징계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진상을 공개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앞서 베이징 대학 등 중국 4개 대학의 학생 800여 명은 중앙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공개 서신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