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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러 강경론으로 선회…"180도 바꿨다"

독일, 대러 강경론으로 선회…"180도 바꿨다"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서방 동맹의 '약한 고리'로 평가받던 독일이 대러 강경론으로 급선회했습니다.

블룸버그·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7일(현지시간) 특별연설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강경론을 펼쳤습니다.

숄츠 총리는 "지난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새 현실을 만들었고 이 새 현실에는 분명한 대응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도 이날 대러 외교방침을 뒤집는다고 발표했습니다.

배어복 장관은 "러시아와 외교관계가 실패했기 때문에 독일은 우크라이나행 무기공급 정책을 180도 바꿀 순간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의 기만적인 게임은 장기전이므로 우리의 제재도 그래야 한다"며 "3개월 안에 (대러 제재에) 힘이 빠지면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배어복 장관은 독일과 서방 동맹국들이 러시아와의 갈등을 막판까지 외교로 풀어보려고 했으나 "크렘린궁이 우리한테 거짓말을 했고 모든 노력을 거절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외교로 해결해보려는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고 러시아가 공격 방침을 꺾지 않자 강경 제재책으로 돌아섰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이날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로 무기를 보낸 것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공격에 다른 해답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분쟁 지역에 무기수출을 지양한다는 독일의 기존 원칙을 뒤집을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그간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소극적인 대응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선의 '약한 고리'로 평가받던 독일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자 태도가 급변했습니다.

전날 독일 정부는 대전차 무기 1천정과 군용기 격추를 위한 휴대용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인 '스팅어' 500기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맞서 방어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는 트위터를 내보이며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확인했습니다.

독일이 그전까지 우크라이나군에 보낸 유일한 무기는 군용헬멧 5천 개가 전부였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대공 방위 시스템 등 무기 공급을 요구해왔으나 독일은 분쟁지역으로 살상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엄격한 절차가 필요하다며 보류해왔습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 위협을 받았을 때도 미국과 영국, 폴란드 등과 달리 군사 지원을 일절 거절했고, 우크라이나로 가는 독일산 무기 이전을 막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서방 동맹국들의 원성을 샀던 대러 제재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독일은 지난 21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자칭 공화국들의 독립을 승인하자 다음날 독일은 '노트르 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백지화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2대 교역국이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제재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여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이날 숄츠 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새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독일 국방 강화 계획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독일 군대 현대화를 위해 올해 특별 연방군 기금을 설립해 1천억 유로(약 135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앞으로 해마다 독일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2% 이상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숄츠 총리는 "우리 자유와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독일 안보에 대한 투자를 훨씬 더 늘려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은 국방에 GDP 1.53%를 쓴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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