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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러시아에 불리한 내용 안돼"…표면적 중립 내세운 중국의 속내

[월드리포트] "러시아에 불리한 내용 안돼"…표면적 중립 내세운 중국의 속내

송욱 기자

작성 2022.02.26 09:36 수정 2022.02.26 13: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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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러시아에 불리한 내용 안돼"…표면적 중립 내세운 중국의 속내

"러시아에 불리하거나 친서방적인 내용은 게시하지 않는다."

한 중국 매체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린 게시물을 캡처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매체 신경보 산하의 국제 영상뉴스 채널인 '스멘(世面)'이 부주의로 자신들 웨이보 계정에 상급자의 지령을 웨이보에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22일에 올라온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는 "지금부터 우크라이나와 관련 소식을 웨이보에 게시한다. 모두 스멘 계정에 먼저 올린 뒤, 상위 계정에 다시 게재해, 스멘을 밀어준다. 러시아에 불리하고, 친서방적인 내용은 게시하지 않는다"고 쓰여 있습니다. 

하단에 여러 사람에 이름이 있는 것을 보면 실수로 웨이보에 게재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스멘 계정에선 이 게시물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중국 매체 웨이보 캡처 추정 사진 (출처 : 트위터)

자유아시아방송은 전직 중국 매체 기자의 말을 인용해 "중대한 사건과 국제 관계를 보도할 때는 기본적으로 인민일보와 신화사, CCTV의 보도를 따른다. 관방에서 선전 규칙을 제정하면, 학자나 매체, 심지어 인플루언서까지 모두 규칙에 따라야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른 매체 종사자는 "양회(중국 최대 정치행사)가 열릴 때면 각 매체의 고위층은 선전부로부터 편집부가 당성 원칙과 올바른 여론 유도 원칙 등을 지켜야한다는 내용을 구두로 통지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겉으로 중립 내세웠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중국은 "일관되게 각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며 우크라이나를 편드는 발언을 하면서 동시에 "우크라이나 문제에 복잡하고 특수한 역사적 경위가 있다.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하며 러시아 지지 입장도 밝혔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중립 입장을 택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중국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의 거점 국가이고,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교역국입니다.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는 EU와의 관계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그렇지만 중국의 무게 중심은 러시아에 쏠려 있었습니다. 지난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추가 확장에 반대하며, 나토가 냉전 시절의 이데올로기화된 접근법을 포기하길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나토가 동진을 통해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사례라는 러시아의 주장에 중국이 힘을 실어준 것입니다. 또 성명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폐쇄적인 안보 블록과 적대적인 진영을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연장 선상에서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침략'이라고 부르지 않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열린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행동을 침략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계속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그러면서 "서구 언론의 정의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침략'인데, 미국이 유엔의 허가 없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군사 행위로 무고한 민간인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도 '침략'이라는 단어를 썼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출처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은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25일 열린 브리핑에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2011년 이후 100번 이상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다. 제재는 결코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문제 해결 수단이 아니었다"며 "궁극적으로 타인과 자신에게 피해를 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지난 23일 러시아 전역에서 밀을 수입할 수 있도록 했고, 앞서 4일 중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100억㎥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극동 지역 가스관을 통해 중국으로 공급하기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중국의 지원으로 서방의 대러 제재의 칼날이 무뎌질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중국 네티즌 "절호의 기회"…긴장감 높아지는 타이완

중국은 이번 사태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독립 문제와 연관된 만큼,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는 타이완 독립과 관련한 문제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것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타이완 문제는 내정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타이완 문제를 연결 짓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무원 타이완 판공실은 "타이완 민진당 정권은 미국 등 서방 여론에 동조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군사 위협을 악의적으로 과장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미국에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민진당을 괴롭히고 있다'는 기사에서 “미국이 도와줄 것이라는 오판을 하지 말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파병은 없다고 한 것을 강조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사태 때처럼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민진당을 공격하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지금이 타이완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침공을 규탄한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출처 : 차이잉원 페이스북)

이번 사태를 긴장 속에 보고 있는 타이완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가안보회의 산하에 우크라이나 사태 전담반을 구성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엄중히 규탄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 국가 안보를 확보하겠다”며 “타이완 국군의 전력이 계속 향상된 점과 우방국들의 높은 관심 등은 우리가 강한 자신감을 가지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도 최근 타이완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재차 밝혔습니다. 타이완 주재 미국 대사관 격인 미국재타이완협회(AIT)는 23일 성명에서 "미국의 타이완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의 타이완 지지는 반석처럼 굳건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게 타이완은 대중국 압박의 전초기지인 만큼 전략적 의미에서 우크라이나와는 다르다는 게 중론입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보내 훈련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무력 통일을 시도할 정도로 전력적으로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또 시진핑 주석이 올해 가을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 결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국은 중대 변화가 없는 한 안정적인 외교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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