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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죽기 전에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과학적 증거 발견

[Pick] "죽기 전에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과학적 증거 발견
'죽기 직전 지난 삶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는 말이 사실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과학적 증거가 우연히 포착됐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3일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루이빌대학교 연구진은 전날 국제학술지 '노화 신경과학 최신 연구(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에 "사망한 87살 환자의 뇌 활동을 기록한 결과 죽음 전후로 기억을 회상하는 뇌파 패턴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87살 환자는 낙상에 따른 뇌출혈로 병원 응급실에 입원했습니다. 연구진은 환자의 간질 발작을 감지하고 뇌파 검사를 진행했는데, 도중에 환자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죽어가는 사람의 뇌 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 공동 저자인 루이빌대 신경외과 전문의 아지말 젬마 박사는 "이번 사례는 죽어가는 뇌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라면서 "우리는 이런 연구를 할 계획이 없었다. 정말로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라고 BBC에 말했습니다.

루이빌대 아지말 젬마 박사

연구진은 사망 직전과 이후 기록된 뇌 활동 15분 가운데, 심장 박동이 멈춘 전후 30초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심장 박동이 멈추기 30초 전, 뇌파에서 사람이 집중하거나 꿈을 꾸거나 기억을 떠올릴 때와 같은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패턴은 환자의 심장 박동이 멈춘 뒤 30초까지 지속됐습니다. 

젬마 박사는 "죽기 전 마지막 몇 초 동안 지나온 삶을 회상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람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다르기 때문에 행복했던 일만 떠올린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철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뇌는 죽기 전에 인생에서 힘들었던 순간보다 행복했던 순간을 재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연구진은 해당 환자의 뇌가 부어 있었던 점 등을 지적하며 단 한 번의 연구로 확실한 결론을 낼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환자 한 명의 사례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앞서 2013년 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실험에서도 쥐의 심장이 멎은 후 30초까지 높은 수준의 뇌파 활동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젬마 박사는 "이와 같은 발견은 과학자들이 살아가는 이유"라면서 "죽음에 이르는 경험은 신비롭고 영적인 것이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인생 마지막 순간에 대한 다른 연구의 문이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WDRB New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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