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당국 "우크라 인근 상공에 민항기 접근 말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시간 오늘(24일) 새벽 군사작전 개시를 전격 선언하자 유럽 항공당국이 민간항공기가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인근 상공에는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미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민간 항공사에 우크라이나 인근 상공을 피해서 운항하라면서, 특히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러시아 국경이 맞닿는 지역 상공에서 100해리(약 185㎞) 안쪽 지대에서는 '극도의 주의'를 기울이라고 권고했습니다.

EASA는 "항공사들은 현재 이 지역이 분쟁이 실제 벌어지고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서 "공항 등 주요 기반 시설이 현재 군사 작전에 노출된 상황인 만큼, 민항기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배치된 지상·공중 전투 시스템이 가동할 가능성이 있어 (해당 지역 내) 어떤 고도에서도 민항기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EASA는 이날 현지시간으로 오전 2시 45분쯤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측에 무기와 군사 장비를 가동했으며, 이로 인해 비행기의 안전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면서 비행편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우크라이나 당국은 해당 시각부터 이날 오후 11시59분(GMT·현지시간 25일 오전 1시59분·한국시간 25일 오전 8시59분)까지 '안전이 크게 우려된다'며 자국 영공서 민간항공기 운항을 금지한다는 '노탐'(NOTAM: Notice To Airmen)을 발표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러시아도 5월 18일까지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 로스토프 지역의 민항기 운항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노탐을 발표했었습니다.

러시아는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탐은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각국이 항공사, 조종사 등 전 세계 항공 관계자에 보내는 전문 형태의 통지문입니다.

현재 항공기 항로 추적 사이트들을 보면, 각국 항공사가 이에 따른 운항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항공기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캐나다 토론토를 향하던 이스라엘 엘알항공 소속 비행기가 우크라이나 영공이 폐쇄되던 무렵에 갑자기 유턴했습니다.

폴란드 바르샤바발 키예프행 폴란드 국영항공사 LOT 소속 비행기도 비슷한 시각 출발지로 회항했습니다.

이보다 수시간 전 항공사 안전과 분쟁지역 감시기구인 '세이프 에어스페이스'는 항공사에 격추 위험이나 운항을 통제하려는 사이버 공격 위험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영공 비행을 중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국토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키예프 인근에서 5∼6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도 키예프와 키예프 인근 보리스필 국제공항을 포함해 크라마토르스크, 오데사, 하리코프, 베르단스크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