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음주운전 경찰, 사고나자 도주…시민이 잡았다

<앵커>

경찰관이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났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자신이 속한 경찰서 관할지역에서 이런 사고를 내고, 시민에게 붙잡힌 겁니다.

신용식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골목길에서 나온 흰색 견인 차량이 급하게 출동합니다.

잠시 뒤, 같은 도로에 순찰차 두 대도 연이어 나타납니다.

사고가 발생한 건 어제(22일) 새벽 0시 10분쯤, 서울 잠실대교 북단 사거리에서 승용차 한 대가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았습니다.

사고가 난 현장입니다.

당시 외제 차 운전자는 사고를 내고 차량을 버려둔 채 이쪽 골목 방향으로 도주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사고 현장에 온 견인차 기사와 사고를 목격한 행인에게 붙잡혔습니다.

[운전자 : 놔 봐.]

[행인 : 도망가셨잖아요. 지금 자동차 사고 내시고 가만히 계세요. 감사합니다.]

[운전자 : 놔 봐.]

[행인 : 가만히 계세요.]

견인차 기사는 사고 차량 운전자를 제압하고, 함께 쫓은 행인은 증거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행인 : 경찰 오고 있으니까 가만히 계세요. 왜 안 와, 가만히 계세요, 가만히 계세요.]

[견인차 기사 : 힘 빼시고 누워 계세요. 그냥.]

[운전자 : 아, 알았어요, 알았어요.]

경찰이 와서 신원을 확인해보니 사고를 낸 운전자는 현직 경찰관이었습니다.

그것도 사고 장소를 관할하는 경찰서 소속이었습니다.

[견인차 기사 : 차주분한테 가는데, 갑자기 뒤돌아서 골목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더니 갑자기 뒤도 안 돌아보고 뛰더라고요. '아, 저분은 음주운전이다' 해서 뛰어가서 잡았죠.]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습니다.

피해 차량 운전자 등은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해당 경찰관을 직위 해제하고, 징계 수위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남 일,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