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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푸틴 "당장 군 진입 아니다"…피난민 만나보니

<앵커>

국경을 금방이라도 넘어설 거 같았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당장 군대를 보내는 건 아니라며 외교적 해결도 열려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에서 취재하고 있는 임상범 특파원 연결해서 현지 소식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푸틴 대통령 말이 어제(22일)와는 사뭇 달라졌는데,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 특유의 '치고 빠지기' 전술이죠.

일사천리로 밀어붙일 것 같았던 푸틴 대통령이 오늘은 한 발 물러났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조국수호자의 날' 연설에서 당장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으로 군대를 보내는 건 아니라며, 어려운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독립을 승인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공화국이 요청하면 즉시 군사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무력 개입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앞서 러시아 상원은 푸틴 대통령의 해외 파병 요청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우리가 도네츠크공화국과 루간스크공화국과 맺은 조약에는 '필요 시 파병 의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분쟁이 계속되면 우리는 그 의무를 이행할 겁니다.]

<앵커>

그래도 미국과 유럽 나라들은 러시아 침공에 대비해서 우크라이나 주변에 계속 병력을 늘리고 있네요.

<기자>

네, 미군이 5천 명이나 투입된 폴란드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데요.

루마니아에도 1천 명 가까운 미군이 들어와 있고, 슬로바키아의 공군기지도 미군이 사용 허가를 받아 둔 상태입니다.

현재 폴란드군은 미군과 함께 국경 지역에서 합동 훈련을 하고 있는데, 작전에 투입된 폴란드 군인들을 제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도 만나봤습니다.

[폴란드 군인 : (폴란드 군인들이죠? 여기 언제 왔나요?) 우리한테 묻지 마세요. 죄송하지만 답할 수 없습니다.]

<앵커>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 교민들 비롯해 현지에 있는 사람들 안전이 가장 걱정입니다. 우크라이나를 빠져나오려는 사람들도 계속 늘고 있는 거죠?

<기자>

이곳은 우크라이나 키예프나 르비브를 출발한 열차들이 들어오는 프셰미실 중앙역입니다.

저희가 맨날 이곳에 나와 보는데요,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의 숫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팀이 피난민 가족을 만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빅토리나/폴란드 거주 우크라이나인 : (인터뷰해주실 수 있나요?) 네. 어느 나라에서 오셨나요? 방송국에서 왔나요?]

수도 키예프를 떠난 지 10시간 만에 폴란드 땅을 밟은 빅토리나 씨 가족.

급하게 꾸려 나온 피난 짐이 한가득입니다.

[빅토리나/폴란드 거주 우크라이나인 : (키예프 사람들 어떤 상태인가요?) 사람들은 일하거나 학교 가거나 일상적인 일은 하지만 그래도 편안하지는 않아요.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죠, 침공이 예고됐던 16일에는 엄청난 압박을 받았어요. (물건 사는 데 문제 없나요?) 일반적으로 물건 사는 데는 지장이 없어요. (부족한 건 없었나요?) 그런 건 별로 보지 못했어요. 생필품 사는 데는 문제 없었어요.]

노부모는 이제서야 긴장이 풀립니다.

급한 대로 폴란드에서 일하는 딸네 집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르안나/빅토리나 어머니 (우크라이나 피난민) : (아무래도 여기가 편안하시죠?) 그렇죠. 여기 폴란드가 안전하죠. 딸한테 왔는데 이제 안심이 돼요. 딸 아이가 우리를 오라고 초청해 왔어요. (엄마 그만 진정해!) 너무 불안했단 말이야.]

취재팀은 터진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가족들의 피난 이사에 손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좀 도와드릴까요?) 요 앞까지 갈 건데. 좀 무겁네요, 도와주세요. 언니가 요 앞에 가까운데 살아요. 멀지 않아요. 여기 부모님 타고 짐은 뒤에 싣고 그러면 되겠어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이들의 기약 없는 피난 생활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오늘도 국경에는 전쟁을 대비하려는 사람들로 분주합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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