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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2/23) : 선거 막판까지 "대장동" "대장동"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오늘(23일) 하루에도 대장동 의혹을 둘러싸고 많은 일들이 벌어졌네요. 정치권 공방은 물론이고 의혹과 관련된 인사들이 기자들 앞에 섰죠. 판결로만 말한다는 법관 중에서도 최고의 자리인 대법관이 자청해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대법관이 기자회견한 게 처음이라고 해요. 대장동 의혹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 측이 역공에 나서면서 선거 정국의 막판까지 '대장동, 대장동'하는 여야의 공방이 전면으로 나오게 됐네요.       
 

현직 대법관의 첫 기자회견

조재연 대법관

최근 한국일보 보도를 통해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으로 지목된 사람이 조재연 대법관이죠. 지난 21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도 실명이 나왔고요. 당사자인 조 대법관이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의혹을 전면 부인했네요.

우선 기자회견을 자청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죠. "정치권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저는 여전히 대선을 앞둔 엄중한 시기인만큼 그저 잠자코 있으려고 했다" "지난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오늘 새벽에 존경하는 여러 언론 관계자분들께 기자회견 통해서 궁금해 하시는 것을 소상하게 밝히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조 대법관은 개별 의혹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사실무근인 이유를 설명했죠. 우선 김만배 씨에 대해서는 "저는 김만배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고 일면식도, 통화한 적도 없다. 김만배 씨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 있다는 그 어느 누구와도 일면식도, 통화도 없었다"고 말했죠.  김 씨와 성균관대 동문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가 의심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도 말했고요.

김만배 씨가 자신의 딸에게 주거지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저는 30년 가까이 현재 살고 있는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해왔다. 딸 하나는 2016년 결혼해 분가해서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고, 다른 딸은 작년에 결혼해 분가해서 죽전에 살고 있다. 막내 딸은 저와 함께 살고 있다"면서 "저나 저희 가족이나 제 친인척 중에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죠.

또 "저는 녹취록을 본 적이 없어서 제 이름이 명백히 기재돼 있는지는 모르겠다. 녹취록에 '그분'이란 말이 나오는데 그 위에 누군가가 '조재연?'을 가필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설명하면서 "제 기억에 대장동 사건이 검찰에 접수된 것이 반년 가까이 되는데 그사이에 제가 검찰로부터 단 한 번의 연락, 단 한 번의 문의 조사 요청도 받은 일 없다. 검찰이 볼 때 필요하다면 즉시 저를 불러주시기 바란다"면서 녹취록을 둘러싼 의혹을 공개적이고 적극적으로 부인했죠.
 

녹취록 '그분'…천하동인 1호의 '그분'은 아닌데?  

한국일보가 지난 18일 보도한 정영학 녹취록 가운데 '그분'과 관련된 내용을 다시 보시지요. 녹취록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파일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국일보가 밝혔는데요, '그분'에게 50억 원 빌라를 사드리겠다는 내용이죠. 
(출처=한국일보)
김만배 씨와 정영학 씨가 실제로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해서 '그분'이 50억 빌라를 받았는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겠지요. 오늘(23일) 조재연 대법관은 전면 부인한 거고요.

그런데 지난해를 기억해 보시지요. 지난해 '그분'이 세간의 관심을 모은 건 맥락이 완전히 다른 내용 때문이죠. 그동안은 녹취록에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다'는 내용이 있다고 알려져 왔거든요. 일부 언론이 보도하고 야당에서는 '그분'이 이재명 후보가 아니냐고 공격하며 이재명 후보 연루설이 불거졌고요.

이재명 후보와 천화동인 1호의 관련성이 드러난 녹취록은 아직 없는 거죠. 그래서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 즉 한국일보가 입수한 녹취록과는 다른 버전의 녹취록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고요, 아니면 애초에 김만배 씨가 그런 말을 한 사실 자체가 없을 수도 있죠.  

조 대법관이 기자회견했지만 김만배 씨 발언 내용, 사실 여부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공방의 소재가 되고 있죠. 녹취록 가운데 서로 유리한 부분을 인용해 비장전을 벌이는 모양새이다 보니 유권자들도 혼란스럽고요.
 

"시장님(이재명)과 골프쳤다"…동영상 공개 

검찰의 수사를 받다가 숨진 채 발견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아들도 기자회견했는데요,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려야 하겠네요. 고 김문기 처장 아들은 아버지가 재직 당시에도 이재명 후보와 알고 지냈다는 정황 자료를 공개했는데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때 몰랐다"고 밝혀온 데 대해 반박한 거죠.

새로 공개된 내용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 전 처장이 동행한 호주 출장 사진 등이에요. 2015년 1월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전망대에서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이 마주 앉아 식사하는 사진, 뉴질랜드 오클랜드 앨버트 공원에서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이 손을 잡고 있는 사진 등인데요, 동영상도 있죠. 당시 김 전 처장이 딸에게 "오늘 시장님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밌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고 말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거죠.

(사진=국민의힘 제공, 연합뉴스)

김 전 처장의 아들은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이 후보가) 어떠한 조문이나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 "작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가 아버지 발인 날이었다. 그날 이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을 80대 친할머니가 TV로 보고 오열하고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면서 이 후보에 대해 원망 섞인 말을 했죠. 민주당 선대위가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때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산타 복장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는데, 그 일을 거론한 거죠.
 

"윤석열 게이트"…역공 나선 이재명

고 김문기 씨 아들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 측이 다시 애도를 표했는데요, 선대위 측이 "뜻하지 않은 일로 이별을 고해야 했던 유가족들의 고통이 얼마나 크실지 헤아릴 수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는 입장문을 냈죠. 그렇지만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공세는 공세대로 이어갔는데요, 이재명 후보는 M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 사건은 윤석열 게이트다" "윤석열 후보가 몸통이라고 100% 확신한다"면서 윤석열 후보를 정조준했거든요. 이 후보는 "범죄집단이 종잣돈을 마련하도록 수사하고도 봐준게 윤 후보 아니냐. 제일 큰 공헌을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건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을 꺼내 윤석열 후보를 저격한 거죠. 또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 나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말을 다시 소개했는데요, "'기자하고 욕하고 싸우는 사이다, 윤석열이 나에게 앞으로는 더 못 봐주겠다고 그랬다, 윤석열은 내 카드 하나면 죽는다, 영장 나오면 죽는다' 등 이야기를 (김만배 씨가)했는데, 객관적으로 누가 의심받아야 하느냐"고 되묻기도 했고요.
 
► 이재명: 사실 이 사건은 윤석열 게이트입니다. 왜냐하면 이 범죄집단에게 종잣돈 마련하도록 수사해놓고도 봐준 사람이 윤석열입니다. 제일 큰 공헌을 했죠. 아버지집을 팔았지 않습니까? 그 범죄집단이 그렇게 얘기하잖아요. 이재명 10년 찔렀는데 씨알이 안 먹힌다. 이재명은 공산당이다. 우리한테 돈 다 뺏어갔다. 1100억도 뺏어갔다. 공산당이다, 이렇게 얘기하고요. 우리가 이재명한테 돈 준 일이 없다. 이재명 우리 괴롭히기만 했다. 우리 돈 주고 받은 거 절대 이재명 알면 안 된다. 이게 전부 세 사람이 한 얘기 아니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이 윤석열에 대해서는 윤석열은 우리하고 욕하고 싸우는 사이다. 기자하고 욕하고 싸운다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자기들끼리 왜 거짓말하겠어요. 쓸데없이. 또 윤석열이 나한테 앞으로는 더 못 봐주겠다 그랬다. 검사들 돈 좋아한다. 돈 안 받은 사람은 최OO밖에 없다. 조은석 이런 사람 돈 안 받더라. 다른 사람은 다 받더라. 윤석열은 내 카드 하나면 죽는다. 영장 나오면 바로 죽는다. 그런 얘기를 했는데 객관적으로 보면 누가 의심 받아야 됩니까?
► 진행자: 그런 의미에서 판넬을 준비하셔서 질문하신 것이다.
► 이재명: 제가 확실하게 규정하는데 현직 총장이고 현직 검사여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이건 검찰게이트고요. 그리고 윤석열이 몸통이라고 저는 100% 확신합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하나 한 거예요. 특검하자.

조승래 수석 대변인도 논평에서 "화천대유 게이트의 진실이 밝혀질수록 이재명 후보의 결백이 확실해지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끝내 사과하지 않는다면 다른 의심을 키울 수밖에 없다. 김만배-윤석열-법조 인맥으로 이어지는 '윤석열 게이트'라는 본질을 숨기기 위해 계속 억지를 쓴다는 의심"이라며 반격에 가담했고요.
 

"이재명이 몸통" 공세 고삐 죄는 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사업의 설계·결재권자로 '몸통'이라는 점을 계속 부각하고 있네요. 오늘(23일)은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이 공격수로 나섰죠. 녹취록의 '이재명 게이트'에 대한 민주당의 해석을 이렇게 되받았네요. "민주당에서는 그 뜻을 '무죄받은 재판을 뜻하는 거다', 강훈식 의원은 '(이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를 막고 있다'고 했는데 둘 다 기존에 위키피디아나 국어사전이나 상식사전에 나오는 것보다 동떨어진 독창적 해석이다" 또 이재명 후보가 TV토론 등에서 인용하고 있는 녹취록의 김만배 씨 발언, 즉 '윤석열은 죽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했죠.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 사법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이야기다. 양 대법원장을 구속시켰던 법원에 대한 검찰 수사 부분에 대해 다시 영장이 들어오면 골치 아프다는 맥락의 이야기다"라고 하면서 "이걸 대장동 몸통이라 갖다 붙이는 건 금시초문"이라고 꼬집었네요.
 

다시 전면으로 나온 '대장동 의혹'

이재명/윤석열

다소 수세적이던 이재명 후보 측이 공세 모드로 전환하면서 '대장동 의혹'이 막바지로 향하는 대선 정국의 중심으로 들어오는 분이기네요. 이재명 후보 측은 '대장동 의혹'의 프레임을 벗는 걸 넘어 '윤석열 게이트'라고 반격하는데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윤 후보 부친의 연희동 집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누나가 매입한 사실과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 등을 모조리 끄집어내고 있죠. 그럴수록 윤석열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가 사업을 설계한 몸통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죠. 고 김문기 처장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한 것도 그런 전략과 관련이 있어 보이고요. 공세의 고삐를 강하게 죄는 건 대장동 의혹이 대선판의 전면에 부각될수록 윤석열 후보에게 나쁠 게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겠죠.
 

오늘의 한 컷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7만 명 넘게 폭증했는데요, 해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위한 2차 방역지원금 신청과 지급이 시작됐죠. 서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 놓인 방역지원금 안내문의 모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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