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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LG, 중국에 밀린 '태양광 패널'…'배터리'는 지킬까

[취재파일] LG, 중국에 밀린 '태양광 패널'…'배터리'는 지킬까

남승모 기자

작성 2022.02.23 17:37 수정 2022.02.24 17: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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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최종 철수 결정

앞서 휴대전화 사업을 접은 LG전자가 이번에는 태양광 태양광 패널 사업에서도 손을 떼기로 했습니다. 다만, 당장 공장 문을 닫는 것은 아니고 A/S 등에 필요한 물량을 고려해 2분기까지는 계속 생산할 예정입니다. LG전자는 그동안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해서 검토해 왔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과 미래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N 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 좋은 저가 제품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폴리실리콘 같은 원자재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수익성 악화로 고전해왔습니다. 그 여파로 지난 수년 동안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1%대에 그쳤고, 2019년 1조 1천억 원 대였던 매출은 2020년 8천억 원 대로 하락했습니다. 앞으로의 사업성까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겁니다.

LG전자 태양광 패널, 중국 저가 공세에 '백기'

장황하게 시장 상황을 설명했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중국의 저가 공세에 손을 들었다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물론 동일본 대지진 이후 몰렸던 일본 태양광 특수가 사라진 점, 친환경 에너지 다변화로 세계 각국의 태양광 지원금이 줄어든 점 등도 영향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역시나 중국 변수가 가장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LG전자 관계자도 "중국업체들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노력했지만, 물량 싸움이 치열한 데다 앞으로도 시장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LG전자 제공, 연합뉴스

LG그룹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사업을 접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철수도 100%는 아니지만 중국 제품들의 저가 시장 장악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등의 외부 요인과 함께 LG 전자 내부의 (기술력 등) 역량 부족도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쉽게 말해, 내부적으로 봤을 때 자사 제품이지만 경쟁력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사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후발 주자의 이런 공략법은 그다지 새로운 게 아닙니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가 일본 기업과 경쟁할 때 많이 써먹었던 방법이기도 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자본력, 그에 더해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릴 만큼 과학 기술력까지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경쟁 상대로는 여러 모로 까다로운 겁니다.
 

LG, 배터리는 지켜낼까

그럼 우리나라 차세대 먹을거리로 꼽히는 '배터리' 산업은 안전한 걸까요? 배터리 분야 국내 업계 1위는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입니다. 공모주 청약 때 돌풍을 보면, LG엔솔의 이 분야 위상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이 좀 다릅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 세계 1위 업체는 LG엔솔이나 SK온이 아니라 중국 CATL입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조사결과에 따르면, CATL은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전 세계 전기 승용차 탑재 배터리에서 점유율 29%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LG엔솔도 전년 동기 대비 90.6%나 증가했지만 2위에 머물렀습니다. SK온 5.7%, 삼성SDI 4.8%였습니다.

사진=신랑망 캡처, 연합뉴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게 있습니다.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은 대부분 중국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점유율이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중국에서 전기차를 팔려고 하면 중국 배터리를 안 쓰고는 못 버틴다는 게 업계 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제도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실제로는 중국 시장 자체가 공정 경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키워 결국 세계 시장도 먹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죠? 그간 쌓아온 기술력, 즉 특허권과 영업비밀 등 지적재산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선두 기업인 LG엔솔의 경우 배터리 관련 특허만 2만3천개에 달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배합 비율 같은 영업비밀까지 포함하면 지적재산권은 더 늘어납니다. LG엔솔이 SK와 기술 분쟁을 벌였던 것도 특허가 아닌 영업비밀이었습니다.)

자국 시장에서는 특허 관련 분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만약 중국 업체들이 세계 시장으로 발을 넓히려 할 경우 지적재산권 문제가 당장 발목을 잡을 걸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지적재산권이 워낙 광범위해 중국 업체들이 당장 기술 회피까지 하면서 뒤따라오는 건 쉽지는 않을 걸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깁니다. 태양광도 고효율 프리미엄 라인이었지만 결국 사업을 접지 않았느냐 하는 점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속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태양광은 LG전자가 고효율인 N타입, 중국 업체들은 이보다 다소 효율이 떨어지는 P타입에 투자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같습니다. 하지만, 중국 측이 밀었던 P타입이 기술 발전을 이루며 N타입과의 효율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값은 더 싼 데 효율은 별 차이가 안 나게 된 겁니다.

결국, 중국이 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면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이 개발해 온 것과는 다른, 우리 지적재산권을 피해갈 수 있는 다른 기술을 내놔야 할 걸로 보입니다. 또 설사 기술 베끼기로 쉽게 가고 싶다고 해도 (업계 관계자의 말대로 라면) 화학 분야인 배터리의 기술적 특성상 제품을 해체해보고 그대로 베끼는 게 거의 불가능해 이마저도 쉽지는 않을 걸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기술이란 발전하게 마련이며 기업 간 순위는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게 산업 현장의 교훈입니다. CATL은 지난해 11월, 450억 위안, 우리 돈 약 8조3400억 원을 유상증자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돈으로 배터리 생산라인 건설과 연구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자국 기업에 노골적 지원을 마다하지 않아 온 중국 정부가 배터리 기술이라고 그냥 넘어갈 리는 없을 거란 점도 잊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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