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월드컵 예선 불참' 조상현 대표팀 감독 "오늘도 확진자 나와…선수 건강 우선"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이 출국 직전 월드컵 예선 불참을 결정한 가운데, 조상현 대표팀 감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엔트리 구성이 힘들어진데다 선수들 건강을 우려해 불참할 수 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상현 감독은 국제농구연맹 FIBA 월드컵 예선 불참 결정에 대해 "웬만하면 출전하려고 했지만, 오늘 오전까지도 확진자가 나와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24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에서 열리는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 오늘(22일) 출국할 예정이지만,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자 급히 출국을 취소하고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18일 소집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은 이날 오후 해산했습니다.

조상현 감독은 "24명 엔트리 가운데 코로나19 등으로 14명이 뛸 수 없게 된 상황"이라며 "오늘 오전까지 확진자가 나와 예선 출전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21일 고려대와 연습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가 오늘 양성 반응을 보여 앞으로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조 감독은 "오늘이 출국이라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지를 받아놓은 선수들이 출국은 가능하지만, 도착 후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우려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23년 농구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뉴질랜드, 인도, 필리핀과 함께 A조에 편성됐습니다.

두 차례씩 맞대결을 벌여 상위 3개국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데 한국은 이번 필리핀 예선에 불참하면서 4패를 안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6월과 7월에 국내에서 열릴 예정인 뉴질랜드, 인도전에서 이기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는 있지만 2라운드는 1라운드 성적을 안고 치르기 때문에 이번 4경기 몰수패는 2023년 FIBA 월드컵 본선 진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번 불참으로 인해 FIBA로부터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은 2020년 11월 열린 아시아컵 예선 때도 코로나19 때문에 불참했다가 FIBA로부터 제재금 16만 스위스프랑(약 2억 원)과 대회 승점 2 삭감 징계를 받았습니다.

조상현 감독은 "선수들도 열심히 준비했고, 코로나19에 걸리고 싶어 걸린 것도 아닌데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며 "어려운 여건에도 연습 경기를 해준 고려대 측에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감독은 "6월 FIBA 월드컵 1라운드 잔여 경기를 시작으로 7월 FIBA 아시아컵 본선, 8월에는 FIBA 월드컵 예선 2라운드, 9월 아시안게임 등 앞으로 대표팀 일정이 계속 이어진다"며 "선수들 건강을 최우선으로 내린 결정인 만큼 다음 대표팀 일정을 충실히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