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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투표 용지 대각선 방향 접어라"…부정 투표 의혹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선거에서 무슨 일?

<앵커>

5만 곳이 넘는 중소 건설업체가 가입한 전문 건설협회 회장을 뽑는 선거에서 부정 투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일부 지회가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로 하고 이것을 단속하기 위해서 투표 용지에 표시를 남기게 했다는 것인데요. 법원은 협회장의 직무집행을 잠정 정지시켰습니다.

박찬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지난해 9월 제12대 중앙회 회장 선거를 치렀습니다.

서울 회장 출신 윤학수 후보와 전북 회장 출신 김태경 후보가 맞붙어 88표 대 73표로 윤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김 후보 측은 선거 직후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됐습니다.

일부 시·도회가 윤 후보 지지를 결의하면서 각 지회장이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의 이탈표를 방지하기 위해 투표 용지에 표시를 남기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대의원이 23명인 경기도회는 투표 용지를 네모 모양으로 접지 말고 대각선 방향으로 두 번 접도록 했다는데, 실제 개표 당일 이런 식으로 접힌 용지가 딱 23장 나왔습니다.

모두 윤 후보를 찍은 표였습니다.

인천시회에서는 대의원 6명에게 오른쪽 위 귀퉁이에 기표하도록 했다는데, 역시 이렇게 표시된 투표 용지가 6장 나왔고, 모두 윤 후보를 뽑은 표였습니다.

김 후보는 당선된 윤 후보에 대해 회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1심은 김 후보의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항고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해당 대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이 침해당했고, 누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알 수 없게 하는 비밀선거 원칙을 위반했다"며 본안 소송 선고 전까지 윤 회장의 직무를 정지시켰습니다.

윤학수 회장은 "자신의 선거운동 과정은 정당했다며, 2심 재판부가 확인한 상대 후보 측의 제보 내용이 왜곡된 것 같다"면서 대법원에 재항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지인, CG : 서승현·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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