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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화재, 특수차량 투입 못 해…현장 지휘 부실"

<앵커>

올해 초 소방관 3명이 숨진 평택 냉동창고 화재에 대한 소방 합동조사 결과가 이르면 이달 말에 나옵니다. 사고 당시 소방당국의 녹취록을 저희가 분석해봤는데요. 늦은 밤 현장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긴급 구조를 위한 특수차량은 현장에서 대기만 하다 투입조차 못 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평택 냉동창고 공사장에서 화재 신고가 들어온 시각은 지난 1월 5일 밤 11시 46분.

당시 소방관들의 무전 내용이 담긴 녹취록에 따르면 송탄소방서장은 6일 새벽 1시 10분쯤 현장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지휘팀장으로부터 지휘 총괄 권한을 넘겨받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서장을 뜻하는 '송탄하나'는 무전에서 8시간 동안 등장하지 않습니다.

불이 다시 크게 번지면서 소방대원 3명이 고립된 뒤인 오전 9시 11분에야 등장해 탈출을 지시합니다.

[김주형/소방노조 사무처장 : (서장이) 진압 현황이라든지 이런 걸 확인을 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되는데, 도착했다는 그 이후로 지휘권을 행사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당시 특수차량을 활용하는 지휘과정에도 문제가 많았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습니다.

전국에 7대밖에 없는 무인파괴방수차는 소방대원 투입 없이 외벽을 뚫은 뒤 건물 내부에 물을 뿌려 화재를 진압하는 대당 15억 원의 특수차량입니다.

이 차량이 새벽 1시 41분에 도착했는데 밤사이 해당 차량을 투입시키는 무전은 없었고, 도로변에서 대기하던 차량을 찾더니 6시 31분에는 철수하라는 지시를 합니다.

비슷한 시간에 굴절 사다리차와 화재 진압에 쓰는 약품을 분사하는 화학차 등 다른 특수차량도 철수하라는 지시가 떨어집니다.

[김주형/소방노조 사무처장 : 지휘관들은 사실은 신경을 써서 그 차량들이 활용될 수 있게끔 차량 배치를 해야 되는데, (특수차량들이) 대로변에 대기만 하다가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는 그런 상황이 발생했거든요.]

소방노조는 특수차량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데다 불길을 완전히 잡기도 전에 철수시켜 소방대원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주형/소방노조 사무처장 : 그런(특수) 차량을 이용해서 마지막에 (화재) 진압을 해도 충분히 가능했을 텐데 무조건 인력으로 마무리하려고 하다 보니까 롤 오버(연소 확대) 현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직원이 순직하게 되었죠.]

소방청이 주관하고 순직한 소방관 유족과 소방노조가 함께 참여한 합동조사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윤 형,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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