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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겨냥한 전례 없는 고강도 제재, 어떤 내용 들어갈까

러 겨냥한 전례 없는 고강도 제재, 어떤 내용 들어갈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과 서방 세계가 러시아에 부과할 제재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이 담길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전례 없는 수준의 고강도 제재를 가하겠다고 거듭 경고해 왔습니다.

달리프 싱 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대대적인 금융 제재와 수출 통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재가 이뤄지면 러시아 대형 금융기관들과 국영기업이 압도적이고 즉각적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조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반응에 따라 단계적 확대와 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동맹국들을 통하지 않고는 구할 수 없는 첨단기술 등에 대한 수출통제가 함께 가해지면 러시아는 경제를 다변화하고 항공·방위·첨단산업에서의 전략적 포부를 달성하기 위한 외국 자본과 핵심 기술을 모두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러시아 수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천연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 수출은 초기 제재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싱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우리의 (대러시아 제재) 조처들은 러시아가 세계에 에너지를 공급할 능력을 줄이거나 손상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히려 러시아가 에너지 등 자원을 수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서방을 압박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싱 부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에너지 공급을 무기화한다면 유럽의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를 가속하는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싱 부보좌관은 "천연가스와 관련해선 이미 북아프리카와 중동, 미국, 아시아 등지의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연결된 가스를 막아도 부족분을 채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사용 금지를 공언한 러시아-독일 직결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의 제재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와 함께 일부 언론에서 거론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배제 조치는 초기 제재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싱 부보좌관은 밝혔습니다.

싱 부보좌관은, 러시아가 SWIFT 결제망에서 배제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 있다"면서도 "아마 처음 나올 (제재) 패키지에는 포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SWIFT는 1만1천 개가 넘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안전하게 메시지와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전산망으로, 여기서 배제되면 러시아는 수출대금을 받지 못하게 돼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거론됩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의 상황과 러시아를 SWIFT에서 배제할 경우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혼란 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제한적이어야 하고, 그 대상에서 가스 등 에너지는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반미'를 공통분모로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서방의 제재를 상쇄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싱 부보좌관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컴퓨팅, 로봇, 초음속 비행 등을 보자면 대부분의 경우 서방에서 설계·생산된 것"이라면서 "중국을 포함한 여타 국가는 이를 대체하거나 벌충할 능력이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 입장에서 서구와 경제적 관계를 끊고 중국으로 대체하겠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오판일 것"이라며 "G7은 세계 경제의 절반을 구성하지만 중국은 15%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싱 부보좌관은 제재가 이뤄지면 러시아는 외국자본의 대거 유출과 통화가치 급락, 자금조달 비용 증가, 경제위축, 러시아 경제의 생산능력 약화 등 문제를 연쇄적으로 겪게 될 것이라면서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국의 도움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거론되는 수위보다 훨씬 약한 제재가 이뤄졌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당시에도 러시아는 루블화 가치가 절반으로 추락하고 금리가 17%까지 치솟는 등 심각한 경제충격을 경험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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