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우리 기업 직접 타격"
2014년 당시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출액 규모는 101억 달러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 뒤인 2015년에는 47억 달러로 급감했습니다. 1년 새 53.7%나 줄어든 겁니다. 1차적인 타격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입게 될 걸로 보입니다.
대기업 중심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현대차 생산 법인이 (러시아에) 나가 있다. 대략 연간 23만 대 정도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에 TV와 세탁기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LG전자도 모스크바 근처에서 가전과 TV를 생산한다.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현대위아와 현대모비스 공장도 있다. 이런 쪽이 가장 피해가 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의 경우, 우리 수출입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는 분야인 화장품(444개사)과 기타 플라스틱(239개사), 자동차 부품(201개사) 등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무역, 수출](http://img.sbs.co.kr/newimg/news/20220129/201632798_1280.jpg)
"달러 결제 막으면 수출입 자체 막혀"
러시아는 2014년 이후 탈달러화를 계속 추진해왔지만 달러화 결제 비중이 여전히 절반을 넘습니다. 류성원 전경련 산업전략팀장은 "미국이 러시아의 달러 결제를 막으면 (우리나라의 경우) 거래가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출입 자체가 막힌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접경 군 병력 철수 검증 필요](http://img.sbs.co.kr/newimg/news/20220216/201638263_1280.jpg)
우크라이나 '희귀 광물' 수입 제한 우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는 일부 희귀 광물류는 대비가 필요합니다. 희귀 광물의 우크라이나 수입 의존도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네온 23%, 크립톤 30.7%, 크세논 17.8%로 높은 편입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해당 광물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수입 단가가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수입 의존도 70%가 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품목은 러시아 43개, 우크라이나 4개로 양국 전체 수입품 2천418개 중 1.9%에 불과해 설사 수입이 끊긴다 해도 전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걸로 분석됐습니다.
그럼 당사자인 기업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뭘까요? 무역협회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동유럽권 수출입 기업 86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태 악화 시 우려 사항으로 거래 위축이 22.7%로 가장 높았고, 루블화 환리스크 21%, 물류난 20.2% 등의 순이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나라는 '남의 나라 일이, 남의 일일 수 없는' 역설적인 상황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유가 급등은 이미 현실이 됐고 주식시장과 환율도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에서 이런 대외 리스크는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G2인 미국과 중국의 다툼에서 보듯 우리 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제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교한 외교력 또한 절실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