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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구글맵으로 한국 여행"…스웨덴 산골 화가가 보낸 '대작'

세계적 화가 안드레아스 에릭슨, 3년 만에 동해 '해안선'으로 돌아오다

[Pick] "구글맵으로 한국 여행"…스웨덴 산골 화가가 보낸 '대작'
푸른 동해 바다를 따라 시원하게 뻗은 긴 해안선이 서울 종로의 한 갤러리에 들어왔습니다.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스웨덴 작가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개인전 '해안선(Shoreline)'입니다.

에릭슨 작가는 2019년 첫 아시아 개인전에서 설악산과 한라산 등 한국의 산에 영감을 얻은 작품을 선보인데 이어 이번에는 한국의 바다, 동해안으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 개막한 '해안선' 전시의 구상은 한국의 비무장지대(DMZ)에서 시작됐습니다.

에릭슨은 두 번째 개인전을 구상하면서 남북한을 가르는 긴장의 땅이면서도 자연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DMZ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70년 넘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의 땅, 소유권도 없고 스스로 자라는 땅. 이것이 작가가 DMZ를 마음에 품게 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DMZ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깨닫고 남북을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을 따라 시선을 멈추게 된 곳이 바로 동해안입니다.

작가는 "DMZ가 너무나 정치적인 매개임을 깨달았다. 회화가 주제에 가려질까 염려스러웠다"며 "여러 검색 끝에 한국의 해안, 특히 동해가 내게 와닿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안선 #1 <안드레아스 에릭슨><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사진=갤러리 학고재 제공)" data-captionyn="Y" id="i201639308"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220218/201639308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 v_height="1057" v_width="1150">
폭 3m에 이르는 대작 '해안선 #1'에서는 작품 상단부의 푸른 색채가 동해 빛깔을 은유합니다. 그 밑으로는 다채로운 색채와 질감이 한데 어우러집니다.

해안선 #2  <안드레아스 에릭슨><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사진=갤러리 학고재 제공)" data-captionyn="Y" id="i201639307"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220218/201639307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 v_height="1076" v_width="1150">
맞은편 벽에 걸린 같은 크기 작품 '해안선 #2'의 상단부는 짙은 청색으로, 동해안의 밤 풍경이 절로 떠오릅니다.

동해안을 다뤘지만 직접적으로 해안선의 모습을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작품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지도 위 풍경을 연상시키고 위성지도로 각 지역을 살펴보는 작가의 작업 방식이 그대로 녹아납니다.

회화와 드로잉을 집중 조명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모두 58점(캔버스 14점, 종이 44점)의 작품을 볼 수 있고, 벽면 하나를 메우는 대형 작품부터 작은 소품까지 크기도 다양합니다.

작가 안드레아스 에릭슨 (사진=갤러리 학고재 제공)

오미크론 확산으로 직접 내한하지 못한 그는 영상 메시지로 이번 전시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서울에서 여는 이번 전시를 위해 종이 드로잉을 먼저 제작했어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첫 격리 중에 그린 그림이랍니다. 드로잉을 거듭할 수록 화면이 해안선의 모습을 닮아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일련의 작업들은 서로 다른 매체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예컨대 물과 절벽, 또는 흙과 모래의 만남처럼 말이죠."

"구글 맵으로 한국을 여행하면서 제 자신이 동쪽 해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회화 작품들을 그릴 때에도 그 부분을 크게 염두에 두었죠."

마치 지도 위 등고선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 탄생한 배경입니다.

2000년경 전자기과민성증후군을 얻은 에릭슨은 스웨덴 메델플라나 인근의 산속에 살며 수십 년간 마주한 자연의 모습을 그만의 감각으로 작품에 풀어냅니다.

박미란 학고재 실장은 "안드레아스 작가는 색채의 형태에서 '해안선'이란 주제를 구체화시켰다. 팬데믹을 겪으며 환경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번 작품을 해왔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본다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안드레아스 에릭슨: 해안선'은 오는 3월 20일까지 학고재와 온라인 학고재 오룸에서 전시됩니다.

'뉴스 픽'입니다.
 
<작가 소개> 

안드레아스 에릭슨. 1975년 스웨덴 비외르세터 출생. 1998년에 스웨덴 왕립예술원 스톡홀름 미술대학교(Royl College or Arts, Stockholm)를 졸업한 후 베를린에 건너갔다. 다양한 작가들과 교류하며 작업에 몰두했으나, 2000년경 전자기과민성증후군으로 귀향해 스웨덴 메델플라나 인근의 시네쿨레 산속에 거주하면서 작업하고 있다. 2011년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북유럽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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