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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따고 오열' 트루소바 "다시는 올림픽 따위는 도전하지 않겠다"

'은메달 따고 오열' 트루소바 "다시는 올림픽 따위는 도전하지 않겠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고도 축제 분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뒤숭숭하고 막장 드라마같은 분위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안나 셰르바코바(255.95점), 알렉산드리 트루소바(251.73점)가 나란히 금, 은메달을 차지했고 동메달은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33.13점)가 가져갔습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지만 '도핑 파문'에 휩싸였던 카밀라 발리예바는 점프에서 세 번이나 넘어져 224.09점으로 4위에 머물렀습니다.

발리예바는 연기가 끝나고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고 점수가 나오기 전부터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절망한 건 발리예바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은메달리스트 트루소바는 자신의 최종 순위를 확인한 뒤 오열하며 은퇴를 암시하는 말을 한 데 이어 시상대에서 '손가락 욕설' 논란까지 불러일으켰습니다.

트루소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다섯 차례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넘어지지 않고 착지한 올림픽 최초의 여자 선수가 됐습니다.

베이징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알렉산드리 트루소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에 그쳤던 트루소바는 프리스케이팅 점수에서 1위에 오르며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트루소바는 쇼트프로그램에선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넘어져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았고, 트리플 플립에서도 어텐션(에지 사용주의) 판정을 받아 74.60점에 그쳤습니다.

프리스케이팅에선 첫 쿼드러플 플립에 어텐션, 쿼드러플 토루프와 연결 트리플 토루프에서는 착지 실수로 수행점수(GOE) 가 깎였습니다.

이어 쿼드러플 러츠에 쿼터 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프리스케이팅 중 가장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트루소바는 합계 총점에서 셰르바코바에게 4.22점 뒤져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땄습니다.

베이징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알렉산드리 트루소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트루소바는 최종 순위를 확인한 뒤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를 밀쳐내고 "다시는 올림픽 따위는 도전하지 않겠다"며 절규했습니다.

트루소바는 "나 빼고 모두 금메달이 있다. 난 스케이팅이 싫다. 정말로 싫다. 이 스포츠가 싫다. 나는 다시는 스케이트를 타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라며 "이제 불가능하다. 그러니 할 수 없다"고 소리치며 울었습니다.

투트베리제 코치가 다독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고 트루소바의 말은 TV 화면에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단체전에 못 나간 것이 불만이었던 트루소바는 개인전에서도 결국 금메달을 따지 못하자 폭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트루소바는 시상식에서 빙둔둔 인형을 들면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동작으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트루소바는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3년 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나는 항상 목표를 향해 노력했다. 나는 항상 더 많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추가했다"면서 "그러면 나는 우승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화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트루소바는 여자선수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4회전 점프 4종(러츠, 플립, 살코, 토루프)을 공식적으로 성공했고, 주니어세계선수권을 평정했지만 2019년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에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스톡홀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땄고, 2020년과 2022년 유럽선수권에서도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트루소바는 '왜 울었냐'는 물음에 "그냥 그러고 싶었다. 그래서 울었다"면서 "3주 동안 엄마도 강아지도 없이 지냈다. 그래서 울었다"고 답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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