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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크라 국경에선 미국 무기 즐비…"미군 부쩍 늘어"

지금 우크라 국경에선 미국 무기 즐비…"미군 부쩍 늘어"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국경에서 폴란드 쪽으로 약 80㎞ 거리인 폴란드 남동부의 소도시 제슈프엔 최근 들어 군용 차량과 군인들이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이달 초부터 이 도시의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에 미군 병사와 무기, 군용 장비를 실은 수송기가 속속 도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7일(현지시간) 오전 이 공항으로 통하는 도로를 따라 군인을 가득 실은 군용 트럭 여러 대가 계속 지나갔습니다.

이날 몰아친 비바람을 뚫고 굉음을 내며 국경을 향해 도로를 내달리는 미군 탱크는 폴란드까지 전해진 전쟁 위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공항 옆 넓은 공터에는 군인들의 삼엄한 경계 속에 탱크, 장갑차로 보이는 무기가 장막에 덮인 채 죽 늘어서 있었습니다.

공터 인근의 공항 전용 주차장 관리인에게 공터를 지키는 경계 병력이 누구냐고 묻자 "이번 주에 도착한 미군"이라며 "지난주에는 못 보던 군인들이 부쩍 늘어 요즘 자주 보인다"이라고 답했습니다.

미 82 공수부대

전날 오전 이 공항에는 C-17 수송기 몇 대에 나뉘어 미 82 공수부대 소속 군 장비가 대규모로 도착했습니다.

함께 착륙한 보잉 767 여객기에서는 200명의 미 82공수부대 소속 군인이 내려 비행장 앞에 비치된 버스에 타고 각지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지역 언론에는 미군의 도착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됐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최전선은 폴란드입니다.

나토도 러시아의 군사행동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동유럽 동맹과 우크라이나의 방어역량 강화를 위해 유럽 군사자산 배치를 조정했습니다.

침공에 대비해 미국은 폴란드, 루마니아, 독일에 있는 병력 6천 명을 재배치해 이 가운데 4천700명을 폴란드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5천 명에 가까운 82 공수부대가 폴란드에 이미 배치된 병력 5천 명에 합류할 것이라며 추가로 파견되는 병력은 동남부 지역 미군 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오후 우크라이나로 통하는 인근 메디카 국경검문소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오는 차량이 줄을 이었습니다.

폴란드 제슈프-야시온카 공항 인근의 군용차량

메디카 검문소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폴란드로 피란민이 육로로 탈출할 수 있는 주요 길목 중 하나입니다.

전날보다 폴란드로 건너오는 차량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검문소 관계자는 귀띔했습니다.

검문소 인근에 세운 차에서 대기하던 우크라이나 주민 예브겐 씨는 이웃 우크라이나의 안보 불안은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이미 7년 넘게 전쟁 중"이라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병합했고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정부군과 친러시아 무장세력의 무장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에 살다가 고향인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는 예브겐 씨는 "설사 전쟁이 나도 우크라이나에 계속 머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장을 보러왔다가 귀가하는 길이라는 라즈밀라 씨는 "접경지역에 계속 살다 보니 전쟁 얘기에 익숙해진 것 같다"라며 "전쟁이 나지 않을 것 같다"라고 기대했습니다.

메디카와 코르초바 국경검문소 인근 폴란드 국경마을 프셰미실에 16일 개설된 주폴란드한국대사관 임시사무소에서는 폴란드 국경수비대와 긴밀히 연락하면서 유사시 폴란드로 입국할 우리 국민의 안전한 대피를 돕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 최고 단계 여행경보에 해당하는 여행금지를 발령하고 체류국민의 신속한 철수를 지원해왔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한국 국민 107명이 체류 중이며 이번 주 내로 50여 명이 추가 철수할 예정입니다.

임시사무소에 파견된 남창현 부영사는 "국경검문소를 통과할 때는 입국목적으로 우크라이나가 위험해 폴란드로 피신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말해야 인도적 목적의 입국허가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초 코로나19로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을 통한 제3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자 이번 주부터 인도적 목적의 입국을 다시 허용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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