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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 매체 "홈 어드밴티지 없었다…한국과는 달라"

중국 관영매체가 또 한국을 걸고넘어졌습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6일 홈페이지 정중앙에 '중국 팀이 금메달 6개를 획득해 올림픽 기록을 경신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전날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경기에서 중국 선수 쑤이밍이 금메달을 차지한 데 따른 보도입니다. 쑤이밍의 우승으로 중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로 메달 순위 6위에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금메달 5개를 땄던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했습니다. 남은 경기에서도 스키,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등에서 최소 4개의 금메달을 노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축하할 일입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팀이 금메달 6개를 획득해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 "중국 팀, 홈 어드밴티지 크게 못 누려"

보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매체는 "안방에서 열린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중국 팀은 홈 어드밴티지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사례로, 쑤이밍이 앞서 열렸던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놓친 것과 런쯔웨이가 쇼트트랙 1,500m 준결승에서 실격된 것을 들었습니다. 쑤이밍의 사례는 납득이 갑니다. 쑤이밍은 7일 열린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캐나다 선수 패럿에 2.26점 뒤져 은메달을 땄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패럿의 연기 도중 보드를 손으로 잡는 동작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중국 팬들은 심판진의 오심으로 금메달을 놓쳤다고 분노했고, 국제스키연맹도 사실상 오심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런쯔웨이 사례는 다릅니다. 한국 선수 박장혁이 인코스로 파고들어 런쯔웨이를 제치자, 런쯔웨이가 두 손을 번쩍 들어 '할리우드 액션'을 연상케 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문제없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오히려 런쯔웨이가 다른 선수를 팔로 막은 것으로 드러나 실격됐습니다. 런쯔웨이 자신도 경기 직후 "초보적인 실수로 다른 선수와 충돌했다"고 시인했습니다. 판정 시비는 없었습니다.

중국 쇼트트랙 선수 런쯔웨이가 왼팔로 다른 선수의 진로를 막는 모습

이에 앞서 중국은 쇼트트랙 2,000m 혼성 계주 준결승 경기에서 선수 간 터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실격 처리를 받지 않았습니다. 중국 팀은 결국 금메달을 가져갔습니다. 또,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선 한국 선수 황대헌과 이준서가 편파 판정으로 잇따라 실격되는 바람에 중국 선수 2명이 결승에 진출했고, 금메달과 은메달을 모두 중국 선수가 차지했습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가 바로 런쯔웨이였는데, 결승전에서도 1위로 들어온 헝가리 선수에게 페널티가 주어져 또 다른 판정 시비를 낳았습니다. 판정 논란 끝에 중국이 가져간 금메달만 최소 2개입니다. 중국이 '홈 어드밴티지'를 운운할 상황은 아닙니다.
 

"한국, 올림픽뿐 아니라 월드컵에서도 홈 어드밴티지 누려"

글로벌타임스는 나아가 한국을 거론했습니다. "홈 어드밴티지를 분명하게 누렸던 일부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은 공정하고 깨끗한 올림픽을 선보이려 하고 있다"면서 홈 어드밴티지를 분명하게 누린 나라로 유일하게 한국을 예로 든 것입니다. "한국은 올림픽뿐 아니라 2002 월드컵에서도 홈 어드밴티지를 누렸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관중과 네티즌들도 성숙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에게 공격을 가하기보다 격려를 하며, 과격한 목소리는 고립돼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의 눈에는 "한국 선수들은 항상 반칙으로 이겼다", "황대헌 같은 선수는 평생 출전을 금지시켜야 한다"와 같은 중국 네티즌의 글이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중국 네티즌들이 방탄소년단과 한국 쇼트트랙 해설자의 SNS에 몰려가 댓글 테러를 한 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입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분명하게 누린 나라로 한국을 유일하게 예로 들었다.

한국이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누렸을 수 있습니다. 홈 어드밴티지는 어느 나라든 있게 마련입니다. 굳이 편파 판정이 아니더라도 낯선 환경에서 출전하는 외국 선수들보다, 실전 경기장에서 훨씬 많은 연습을 하고 자국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는 개최국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얻기 마련입니다.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을, 그것도 유일한 사례로 거론한 게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입니다. 한국이 대회 초반 거세게 판정에 항의해 중국 선수들이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지 못했다는 볼멘소리로 들립니다. 자신들이 얻은 것은 어드밴티지가 아니고, 남이 얻은 것만 어드밴티지로 여기는 '내로남불'로 읽힙니다. 특정 국가를 겨냥하는 것은 중국이 그토록 강조하는 '올림픽 정신'에도 맞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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