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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진짜 못 버티겠어"…입사 한 달 된 전주시 공무원 극단 선택

[Pick] "진짜 못 버티겠어"…입사 한 달 된 전주시 공무원 극단 선택
▲ 왼쪽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입사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전북 전주시 9급 공무원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오늘(16일) 경찰과 유족에 따르면 27살 여성 A 씨는 전날 아침 7시 30분쯤 전주시 덕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출근 시간이 다 됐는데도 일어나지 않는 A 씨를 깨우려고 방에 들어간 어머니가 이를 목격했습니다.

A 씨 휴대전화에는 "엄마, 아빠, 동생아 미안해 나 진짜 못 버티겠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유서가 담겨 있었습니다.

A 씨는 유서에 "온종일 업무 생각 때문에 미칠 것 같다. 직장 그만두는 것보다 그냥 혼자 이렇게 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며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속도 쓰리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공무원 됐다고 좋아했는데 미안해. 나도 이렇게 힘들 줄 몰랐네"라고 적었습니다.

추모, 죽음

지난달 12일부터 시청에 출근한 A 씨는 정식 임용 전 시보 공무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시보는 임용 전에 공직자 적격성과 자질을 검증받기 위해 일정 기간 근무하는 공무원 신분을 말합니다.

농정 업무를 맡은 A 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방역 업무까지 짊어져 평일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은 "시청이 우리 애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며 "이제 막 발령받아 업무에 익숙지 않은 애가 밤 11시, 12시까지 야근하고 주말에 쉬지도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면서 "동생과 친구들에게 자주 힘들다고 말했고, '이대로 가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다음 날 일어나기도 싫다'고 한탄도 했다"며 "명백히 과중한 업무로 인한 죽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전주시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담당 부서장과 팀장을 불러 조사했는데, (고인이) 평소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이제 막 유서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유족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필요한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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