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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AI, 공대생들 얘기라고요?…문과생도 자격증 시대

[취재파일] AI, 공대생들 얘기라고요?…문과생도 자격증 시대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뒤 전산 학원에 등록한 적이 있습니다. 90년대 중반쯤으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중고생들도 쓰는 엑셀 프로그램 교육 과정이었습니다. 대학 과제물도 대부분 손으로 써서 제출하던 때라 엑셀 프로그램을 배운다는 게 문과생 치고는 좀 앞서간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컴퓨터 프로그래밍, 코딩이 당시 엑셀과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니, 초등학교에서도 코딩 수업을 할 정도이니 그보다 더 친숙하다고 봐야겠습니다. 프로그래밍하면 이공대생들의 전유물처럼 생각하던 시절이 바로 얼마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I도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자격증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AI 자격증 100개 시대


인공지능 AI라고 하면 굉장히 전문적인 분야처럼 느껴집니다. 실제 그런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AI라고 해도 응용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연구소와 대기업 차원에서 다루는 첨단 분야가 있는가 하면, 일상 속 실용 분야도 있습니다. 사실 AI는 이미 민간 부문에서 관련 자격증이 100개에 달할 만큼 대중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당수가 필기 시험 위주이거나 특정 프로그램 활용 정도를 평가하는 방식이어서 범용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KT가 내놓은 AI 실무 자격 인증 AIFB(AI Fundamentals for Business)는 구성 내용으로 볼 때 AI의 활용성을 보다 보편화 시키는데 기여할 걸로 보입니다. 잠시 살펴볼까요? 먼저 구성을 보면 AI 활용 수준에 따라 3 단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1단계인 ‘베이직(Basic)’은 직접 코딩 프로그램을 구동하지 못해도 응시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AI 적용 원리와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기업 관리자와 비전공자를 위한 코스로,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데이터를 직접 코딩하지 않고 화면상 클릭만으로 구동할 수 있는 툴을 통해 데이터 분석과 모델링을 할 수 있는지 검증합니다.

코딩교육

2단계인 ‘어소시에이트(Associate)’부터는 파이썬 같은 코딩 운용 능력이 요구됩니다. AI를 이용해 업무혁신을 원하는 기획분석가나 준전공자, 전공자가 응시해볼 수 있는 코스로, 파이썬 코딩으로 데이터 분석과 처리, 모델링 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가장 범용적인 과정으로 코딩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볼 수 있는 단계라고 합니다.

마지막 3단계인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은 이미지와 텍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다루면서 AI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개발자와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코스입니다. 코딩 기반의 데이터 분석과 처리, 모델링 고도화를 할 수 있는지 검증합니다.
 

문과생도 'AI∙코딩' 패치


문과생이 이공대생일 수는 없습니다. 배운 학문이 다르고 각자 특장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융복합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DS(반도체)사업 부문이 지난해 하반기 공채 신입사원 교육 일정에 코딩 등 소프트웨어 과정을 추가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비전공자가 직접 코딩하거나 AI를 개발하지는 않더라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툴(Tool)을 활용하고, 관련 시스템과 용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겁니다.

AIFB 사이트 이미지
KT는 채용전환형 인턴 채용 대 AIFB 취득자에게 가점을 부여할 계획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그룹 차원에서 AIFB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BC카드, 케이뱅크 등 KT 내 금융사를 포함한 11개 KT 그룹사는 이미 AIFB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기업 뿐 아니라 경기대, 단국대, 계명대, 홍익대 등 대학과 취업 연계 기관에서도 AIFB 관련 교육과 자격인증 시험을 도입했습니다.
 

또 다른 '스펙 쌓기' 되지 않으려면


일부 대기업과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이긴 하지만 사회 전반의 추세로 볼 때 AI나 코딩이 엑셀처럼 취급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자격증 출시가 또 다른 스펙 쌓기 경쟁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 신입사원들에게 별도 교육을 시킬 만큼 관련 지식이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면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30, 40대 취업자 감소 (자료화면)

사실 코딩 교육에 사람이 몰리기 시작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청년 취업 시장은 물론 중장년층의 재취업시장에서도 코딩 열기는 뜨겁습니다. 단, AI∙코딩 교육과 자격증이 취업시장에서 파생되는 또 다른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키우고 융복합 인재를 육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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