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측에 요구하고 있는 안전보장안과 관련해 서방과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미국, 나토와 협상을 계속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랴브로프 장관과의 면담에서 "당신이 보기에 우리 (서방) 파트너들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가, 아니면 서방이 끝이 없는 무한한 협상 과정으로 우리를 끌어들이려 시도하는 건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협상) 가능성이 아직 소진되지 않았다"면서 "협상이 무한정 계속될 순 없지만 현 단계에서 그것을 계속하고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답했고, 그러자 푸틴도 "좋다"고 응답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과 나토에 보낼 약 10페이지 분량의 안전보장 요구 관련 재답변이 준비됐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이 재답변을 조만간 미국과 나토 측에 전달하고 추가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15일 미국과 나토 측에 각각 러시아·미국 간 안전보장 조약안과 러시아·나토 회원국 간 안전 확보 조치에 관한 협정안 등을 전달했고, 이에 대해 미국과 나토는 지난 1월 26일 서면 답변을 러시아 측에 보냈습니다.
러시아 측의 안전보장안에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을 추가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서 확장을 계속하는 것을 멈추고, 러시아 인근 국가들로 중·단거리 미사일 등의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말 것을 보장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측은 이후 미국과 나토로부터 받은 답변에서 자신들의 핵심 요구 사항이 무시됐다면서, 추가 협상을 통해 나토 확장 금지 약속 등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