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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 만학도, '대학 수석 졸업장' 받은 비결

<앵커>

올해 여든아홉의 나이에 4년제 대학 졸업장을 받아든 분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때 학도병으로 입대하면서 중단했던 학업을 여든이 넘어 다시 이어간 건데, '학과 수석 졸업'이기도 합니다.

KNN 박명선 기자입니다.

<기자>

6·25 때 학도병으로 입대하면서 학업을 중단했던 89살 이주형 할아버지.

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던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2년 전 대학교 3학년에 편입해 공부를 결심했습니다.

[이주형/동명대 일본학과 수석 졸업 (89세) : (춘천에서) 6·25사변을 만나서 허둥지둥 갈 데가 없이 군대 학도병으로 입대했습니다. 그렇게 입대를 해서 군대 생활을 하다 보니까 공부할 기회를 놓쳤어요.]

한 학기 7과목에 온라인 수업에 접속하는 것부터 전쟁이었고, 컴퓨터로 과제 제출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녹내장이 악화돼 시야도 좁아지고 불편했지만, 공부하는 즐거움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냈습니다.

[이주형/동명대 일본학과 수석 졸업 (89세) : 컴퓨터로 공부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컴맹으로서 학과 공부를 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딸 아이가 리포트 작성과 과제작성에도 손발이 되어 줬습니다.]

회사를 출근해도 원격 수업을 빠뜨리지 않았고 책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순주/이주형 씨 큰딸 : 수업 결석을 안 하기 위해서 회사일 보시다가도 수업 시간이 되면 컴퓨터로 줌 수업을 연결해서 보고하시더라고요.]

손자뻘 학우들과 소통하고 만나는 것도 마음을 더 젊게 만들었습니다.

[감영희/동명대 교수 : 쉬는 시간 보면 젊은 20대 청년에게도 먼저 다가가셔서 소통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하루 2시간씩 산책을 빠뜨리지 않고 건강을 챙긴 것도 수석 졸업의 비결이었습니다.

89살의 나이로 대학교 학과를 수석 졸업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입니다.

대학교 수석 졸업장을 받은 할아버지는 앞으로 배운 것을 다시 나누는 봉사활동을 하며 도전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용 KNN, 영상편집 : 변지영 K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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