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보도 성공률 100%" 뉴스 제보대행사, 직접 찾아가봤다

[열혈취재]

최근 기자들에게 특정 형식을 갖춘 이메일이 꾸준히 들어옵니다.

이런 제보는 누가, 어떻게, 보내는 것일까요?

이 제보 메일에는 제보자 말고도 업체명이 하나 나와 있습니다.

그 홈페이지에 접속해봤습니다.

'방송국·언론사 1천 개, 기자 2만 명에게 한 번에 제보하세요!', 일종의 뉴스 제보대행사 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구 하나가 눈에 띕니다.

'취재·보도 성공률 100%', 진짜일까요?

아니, 어떻게 제보를 하기만 하면 기사가 될 확률이 100%라고 할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과거 이곳에 제보를 해본 경험이 있는 의뢰자를 한번 만나봤습니다.

제보자는 임대인과 전세금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대행사에 30만 원을 주고 제보를 의뢰했습니다.

[제보자 (뉴스 제보대행사 의뢰자) : 방송사 이런 시청률 높은 이런 곳 전부 (홈페이지에) '후기'가 다 있으니까, 믿을 수밖에 없고 또 아무래도 여기에 돈을 주고….]

결제 하루 만에 기자들 메일로 제보 내용은 일괄 전송됐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기사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묻자 대행사 말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뉴스 제보대행사 직원 : 그쪽(지상파)에서는 좀 힘드실 거예요, 아마. 그쪽에서는 아예 제보팀이 따로 있어서….]

2주 넘게 기다리던 제보자는 환불해주지 않으면 대행사 측을 사기죄로 고소하겠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 날 기사가 한 인터넷 매체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보자에게 전화 한 통도 없이 제보 내용만 보고 쓴 기사였습니다.

당장 제보자가 언론사에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이 언론사 측이 대행사 측에 연락해 환불해주겠다고 말합니다.

마치 알고 지내는 관계인 것처럼 말이죠.

[○○언론사 대표 : 제보한 사람(제보대행사 측)한테 전화해서 이걸 돌려주라고 할게요. 돈만 돌려주면 되겠네.]

하지만 제보대행사 측은 돈을 돌려줄 수 없고, 기사도 나갔지 않았느냐고 말합니다.

제보대행사 대표는 오히려 조롱하듯 반말로 쓴 메일을 보냅니다.

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후기 글도 의심스럽습니다.

SBS 기사도 보도 사례로 소개됐는데,

[최선길/기자 : 경찰 수사 내용이나 자료 가지고 취재해서 쓴 기사였는데, 이게 왜 제보대행 사이트에 후기로 올라갔는지 모르겠네요.]

이처럼 후기를 믿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자 이제는, 뉴스 제보대행사 사무실을 찾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홈페이지 하단부에 나와있는 주소를 따라서 나왔는데요, 뉴스 제보대행사 사무실이 있는 층에 왔는데 업체명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에 언론사 한 곳이 같은 층에 있는데요.

제보자가 애초에 제보했을 때 처음으로 기사를 쓴 그 언론사입니다.

혹시 제보대행사가 기사를 부탁하면 무조건 써주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언론사 대표 : 업무 동업 관계가 아니라 업무를 제휴하는 거지. 도와주고….]

[뉴스 제보대행사 대표 : (기자를) 다 알고 있지도 않고, 알다시피 이메일로 보냈잖아요.]

제보자가 환불 문제로 제보 대행사와 다투는 사이, 언론사가 기사를 내보낸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합니다.

제보대행사가 '취재·보도 성공률 100%'라고 쓴 광고 문구는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고, 언론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는 식의 문구와 사례·후기 글도 문제입니다.

[김성훈/변호사 : 언론사에 상당한 인맥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어서 자기들한테 제보하면 기사화되는 것이 용이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서…]

뉴스 제보대행사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제보자에게 사과하고 의뢰비 30만 원을 환불해줬습니다.

이런 식으로 제보자의 간절함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고 보도 과정에서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일은 더 없어야 합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윤태호, CG : 김정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