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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다친 스노보드 선수, '호랑이 퍼포먼스'로 은퇴 무대 장식

베이징올림픽, 호랑이 코스튬을 입고 경기엔 나선 스노보더 뤼실 르페브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프랑스의 스노보더 뤼실 르페브르가 베이징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예선에서 깜짝 '호랑이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호랑이처럼 몸 전체를 호랑이로 표현했고 긴 꼬리까지 달고 나왔습니다.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12위 안에 들어야 결선에 오를 수 있는 중요한 무대였지만 르페브르는 출발대에 서서도 손으로 호랑이 흉내를 내면서 장난을 쳤고, 점프하면서도 아무런 기술을 구사하지 않고 공중에서 '어흥' 하며 포효하는 듯한 몸동작까지 해보였습니다.

결과는 20.00점으로 출전 선수 30명 중 아예 기권한 한 명을 제외한 꼴찌 29위였습니다.

최하위였지만 르페브르의 독특한 호랑이 퍼포먼스에 경기장 내 반응은 아주 뜨거웠습니다.

베이징올림픽, 호랑이 코스튬을 입고 경기엔 나선 스노보더 뤼실 르페브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호랑이 옷을 입고 등장하면서부터 장내 아나운서가 웃음을 터뜨렸고, 경기장에 모인 팬들과 취재진 모두 그의 독특한 복장과 행동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습니다.

르페브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호랑이 퍼포먼스에 대해 "지난 5일 열린 슬로프스타일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쳐서 오늘 경기는 제대로 뛰기 어려웠다"며 "이 경기가 나의 마지막 은퇴 무대라 꼭 나오고 싶어서 생각해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스위스 국가대표로 친하게 지내는 니콜라 위베르가 마침 호랑이 코스튬을 갖고 있길래 빌려달라고 했다"며 "올해 중국이 호랑이의 해라고 해서 내가 이걸 입고 나가면 모든 사람이 내 사진을 찍으려고 할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슬로프스타일에서도 부상 탓에 27위에 그친 르페브르는 "세상에 어렵고 힘든 일이 많지만 좀 더 재미있는 일이 많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베이징 선수촌에서 사진 찍은 르페브르 (사진=르페브르 소셜 미디어, 연합뉴스)

르페브르는 어린 시절 부상 경력에 대해서도 공개했습니다.

"세 살 때 허리를 다쳐 의사로부터 운동을 하지 못하거나 걷지도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진단 결과를 받았지만 나는 스노보드 선수가 됐고 올림픽에 두 번이나 출전했다"고 자신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2019-2020시즌에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슬로프스타일 부문 7위까지 올랐던 르페브르는 "가족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은퇴 후에는 아버지의 세일링 스쿨 일을 돕거나 어린 스노보드 선수를 가르치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르페브르 소셜 미디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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