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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부동산 분양 합숙소와 헬퍼의 비밀…"헬퍼 커뮤 블랙리스트 '사적 응징' 당할 위험有"

그알

702호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1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범죄수업 - 702호 합숙생과 "헬퍼"의 비밀'이라는 부제로 강서구 부동산 분양 합숙소 추락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1월 9일 오전 10시경 강서구의 한 빌라에서 20대 남성 김지웅 씨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추락한 김 씨는 추락으로 인한 상처들 외에도 몸 곳곳에 수상한 멍이 가득했고, 맨발에 더벅머리 상태로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의아함을 자아냈다.

전문의는 김 씨가 외상 환자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며 골절만 15군데에 달하며 안면부에는 너무 많은 골절이 있어 셀 수 없을 정도라고 경악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김 씨는 머리뼈 골절은 그 정도가 다른 골절에 비해 심하지 않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추락한 김 씨를 아는 이웃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이웃들은 그가 부동산 분양을 하는 남자들이 모여 살고 있는 702호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김 씨가 추락한 지 1분 만에 702호에 살고 있는 남자들이 빌라 아래로 내려왔다. 놀란 기색도 없이 한참을 김 씨를 보기만 하던 이들은 빌라 앞을 지나던 행인이 신고를 하자 그때서야 김 씨의 양쪽 손목에 있던 무언가를 풀고 갑자기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른 702호의 남성은 김 씨에게 이불을 덮어주었고, 잠시 후 경찰과 구급대가 도착하자 이들은 김 씨가 우울증이 심해 스스로 추락했다는 주장을 했다. 같은 집에서 살고 있었음에도 타인처럼 굴던 702호 사람들.

그런데 제작진은 얼마 후 김 씨의 동생에게 제보 전화를 받았다. 가정 폭력의 피해자였던 이들. 결국 김 씨는 고2 때 가출을 감행했고 사고 이전까지는 어떤 연락도 닿지 않았다는 것.

가족들의 실종 신고 후 주민등록증까지 말소된 김 씨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사고로 가족들 곁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특히 불과 4개월 만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김 씨.

경찰은 702호에서 폭행 도구로 의심되는 것들과 김 씨의 이름과 노예화라고 적힌 메모를 발견했고, 이에 집주인 28살 박 씨와 그가 운영하던 부동산 분양팀 직원 3명을 특수 중 감금행위로 구속했는데 그중에는 올해 18살인 미성년자도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현재 구속된 이들은 김 씨가 스스로 떨어졌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부동산 분양 합숙소 702호의 정체는 무엇일까?

부동산 분양팀을 운영한 박 씨 부부와 그의 직원들의 관계가 평범해 보이지 않았다. 직원들은 박 씨 부부가 하라면 하라는 대로 복종하는 듯 보였던 것. 차량의 자리가 부족하면 트렁크에 몸을 싣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

수시로 차를 바꾸고, SNS에서는 돈다발을 자랑하며 부를 과시했던 박 씨는 빌라 관리비 5만 원은 몇 년째 미납 중인 상태였다. 그들에 대해 안다는 한 제보자는 헬퍼 커뮤니티 전 운영자. 그는 가출 청소년들에게 밥 한 끼나 임시 잠자리를 제공해주는 커뮤니티에서 김 씨와 박 씨 부부가 인연을 맺었다고 했다.

지웅은 몇 년째 헬퍼 커뮤니티에서 실명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단골 헬프였다. 그리고 제보자의 커뮤니티에 지난해 여름 박 씨의 아내 정 씨가 처음으로 등장했고 지난해 9월 헬프와 헬퍼로 김 씨와 인연을 맺고 그날부터 김 씨는 702호에 박 씨 부부와 함께 살았다.

그런데 2주 뒤 정 씨가 김 씨에 대한 장문의 수배 글을 게시했다. 자신들은 김 씨를 물심양면으로 도왔으나 그가 돈을 빌리고 휴대전화를 훔쳐 도망갔다며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것. 이에 3개월 후 과거 김 씨를 도왔던 한 헬퍼가 정 씨에게 김 씨가 있는 장소를 제보했고 그 후 김 씨는 702호의 남자들에게 양팔을 포박당해 702호로 다시 끌려갔다.

박 씨 부부와 702호 직원들은 주변인들에게도 김 씨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뛰어내리는 형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난간이든 베란다든 절벽 같은 곳을 찾는다. 그런데 김 씨의 경우 의식적이고 계획적인 결심 하에 그런 행동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곳에서 추락했다"라고 의아해했다. 또한 의학 전문가는 "자살하는 경우는 머리 부위가 많이 다치는데 김 씨는 머리가 주된 손상이 아니다. 떨어지면서 착지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CCTV 분석 결과 김 씨는 추락 순간 무릎과 다리가 가장 먼저 지면에 부딪힌 뒤 얼굴에 2차 충격이 가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는 "겁박이나 생명의 위협 등 큰 위험에 처했을 때 추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 이런 상처가 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김 씨의 추락 이후 702호 직원들의 행동에 주목했다. 전문가는 "신고 이후 다급한 행동을 보인다. 김 씨의 손목에 감겨있던 청테이프를 급하게 숨기는데 이렇게 급하게 증거를 인멸하는듯한 행동을 보인 이유는 본인들의 폭행, 감금 행위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경찰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경찰은 김 씨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한 것.

그리고 얼마 후 의식을 찾은 김 씨는 슬슬 동생에게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20대가 되자마자 부동산 분양에 뛰어들어 자수성가를 했다는 박 씨는 외부 분양 사무실에 출퇴근하는 직원들 외에도 자신의 집에 합숙하는 직원들을 평균 4, 5명씩 거느리고 다녔는데 3개월 간격으로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었고 직원들 대다수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도 바로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박 씨는 김 씨에 대해 일을 해서 빌려 간 돈을 갚으라고 했을 뿐 감금 폭행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김 씨의 주장은 달랐다. 그는 박 씨 부부가 숙식을 제공한다는 빌미로 노동을 시켰으나 일정한 급여도 자유도 없어 첫 번째 탈출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3개월 만에 다시 끌려갔을 때 그는 삭발부터 당했다고 떠올렸다. 애견용 이발기로 직원들에게 김 씨의 머리를 삭발하라고 박 씨가 지시를 했다는 것. 1월 4일 잡혀 들어갔던 김 씨는 삭발 이후 첫 외출을 했던 1월 7일 두 번째 탈출을 감행했다. 그러나 또 이틀 만에 다시 잡혀 왔다.

이번에 김 씨는 눈썹까지 밀렸다. 그리고 결박당한 채 박 씨의 목검으로 박 씨와 정 씨, 직원들에게 돌아가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추운 날은 테라스에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세워두고 찬물에 샤워를 시킨 후 방치하기도 했던 박 씨 일행. 이에 김 씨는 가혹행위를 피하기 위해 7층에서 탈출하려다 추락까지 했다는 것.

또한 김 씨는 박 씨 부부가 주장하는 100만 원가량 빌린 돈은 빌린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박 씨 부부가 2주 동안 제공한 숙식비와 선심 쓰듯 사 준 양복 값을 채무라고 주장하며 갚으라고 했던 것.

제작진은 과거 박 씨의 집에서 합숙했던 제보자들을 만났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 가까이 합숙했던 이들은 부동산 분양 노하우를 알려준다는 박 씨의 제안 때문에 합숙을 시작했다고 했다.

분양 수수료가 상당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던 제보자들. 박 씨는 자신이 받은 수수료라며 거액을 인증하며 이들을 현혹했다. 그러나 막상 일을 해보니 현실은 달랐다. 한 채만 분양해도 목돈이 된다는 말에 월급 없이 계약 건당 인센티브제로 일을 했지만 경험이 없는 상황에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었다.

또한 생필품부터 식대, 통신비까지 모두 감당해야 했던 제보자들에게 박 씨는 현금을 빌려주며 원금의 2배를 갚겠다는 차용증을 쓰게 했고, 빚을 갚으라며 택배 상하차 일까지 보내 일당을 가로채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들은 업무 외에 집안일까지 해야 했으며 거기에 곤충, 파충류, 조류, 여러 마리의 애완견 등 박 씨가 수집하는 애완동물 관리까지 맡았다. 게다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박 씨의 체벌도 뒤따랐다.

검도를 했던 박 씨는 목검으로 직원들을 때리고 삭발도 종용했다. 그리고 박 씨는 불면제 용도로 처방받은 정신과 약을 직원들에게 대신 먹이고 이상 증세를 보이는 직원들을 보며 동영상을 찍고 혼자 키득거리기도 했다는 것.

이에 제작진은 전 직원들에게 박 씨는 자신의 행동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르냐고 묻자 "애완동물보다 못하게 취급했다"라고 했다.

이 밖에도 박 씨는 직원들을 뺑뺑이 돌린다는 의미에서 핑핑이라 부르고 김 씨는 개체라고 불렀다. 이에 전문가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개체라는 보통 동물과 관련된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표현을 쓴 것은 직원들을 비인격화시키며 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박 씨가 직원이 도망갈 때마다 또 다른 피해자를 물색하는 이유에 대해 "원래는 합리적 목적 때문에 계획 계산하에 행해진 가혹 행위였는데 하다 보니 자신에게 복종하는 직원들을 보며 지배 감 정복감도 느끼게 되는 것이다"라며 "인분 교수 사건, 양 회장 사건 두 개가 결합된 사건이라고 보이는데 만약 추락한 김 씨에 대한 주민의 신고가 없었다면 분양 합숙소 내의 가혹 행위, 경제적 착취 이런 것들은 은폐된 채로 수년, 수십 년 지속될 수도 있었던 가능성이 있다"라고 끔찍해 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다른 합숙생들 역시 김 씨처럼 가혹 행위를 당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박 씨와 함께 구속된 18살 미성년자 송 군은 박 씨 일당에게 두려움을 느껴 처음에는 어떤 진술도 하지 않았으나 박 씨의 변호사 해임 후 따로 변호사를 붙여주자 진술을 시작했다. 그가 702호에 처음 간 것도 헬퍼 커뮤니티를 통해서였다.

헬퍼 커뮤니티에서 송 군을 알게 된 정 씨는 송 군의 아버지에게 직접 전화를 해 자신들의 일을 설명하고 분양 대행 회사의 근무 이행 각서와 신분증, 어린 딸아이의 사진까지 보내며 아버지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그는 불법 도박으로 생긴 송 군의 빚도 갚아주겠다며 "미성년자에 숙식을 제공하고 일을 하려면 부모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어떤 사고가 있어도 자신들이 책임질 테니 동의를 해달라"라고 했던 것. 결국 형편이 어려워 아들의 빚을 갚아줄 상황이 안 되었던 아버지는 동의서를 써주고 월급을 위한 계좌번호까지 알려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월급은커녕 약속했던 빚도 갚아주지 않았고 송 군과 연락조차 어려워졌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아버지는 정 씨에게 따졌고, 정 씨는 인센티브제로 일하기로 했다며 말을 바꿨다. 아버지는 그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112에 신고를 했으나 큰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다.

송 군이 구속된 이후 가족들은 그가 702호에서 탈출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됐다. 1월 7일 친구의 아이디를 빌려 헬퍼 커뮤니티에 도움을 청했던 것. 그러나 도움을 주겠다는 이들의 메시지에 답도 못 하고 박 씨와 함께 구속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송 군 등 다른 직원들이 박 씨의 공범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누군가가 도주, 탈출 시도하면 가혹한 벌이 따르는 것을 알게 되니 본인은 당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에 스스로 가해자와 동일시되며 바깥세상의 합리성은 잊고 자신들만의 별도의 세상 속 논리와 규칙, 메커니즘 속에 완전히 적응하게 되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돈을 벌고 싶었던 청년들의 욕망을 이용해 범죄 수업을 한 박 씨. 그는 직원들에게는 재력가로 알려져 있었지만 그의 명의로 된 재산은 하나도 없었다. 사업자 등록 명의는 아내 정 씨나 직원들의 명의, 702호는 박 씨의 어머니 소유였고 그마저도 세금을 내지 않아 압류된 상태였다.

이에 전문가는 "현금으로만 살아야 되는 사람이다. 본인 사업자를 못 내는 것은 대부분 체납이 많아서 못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명의 차용은 탈세, 적극적인 탈루행위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스스로를 구제할 능력도 누군가를 도울 여력도 없던 박 씨와 그의 아내는 노동 착취와 학대로 직원들이 모두 도망가자 가출 청소년들에게 눈을 돌렸던 것이다. 그들에게 헬퍼 커뮤니티는 쉽게 떠나지 못하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던 것.

과거 김 씨를 도왔던 헬퍼는 가정 폭력의 피해자로 본인과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그냥 볼 수 없어 5년 전 김 씨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일자리도 알아봐 줬다고 했다. 그러나 김 씨는 5년 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7번 집을 나갔다 들어오기를 반복했고 도움을 준 헬퍼를 곤경에 빠뜨리기도 했다.

전문가는 김 씨의 일기를 통해 그의 인지 기능과 심리 상태가 가출을 하던 5년 전에 멈춰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거의 안 자란 상태. 5년간 정신적인 성숙을 기대하긴 피폐. 신체적인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위험한 상황에 많이 노출됐던 것 같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해당 헬퍼 외에도 여러 헬퍼들을 곤경에 빠뜨린 김 씨. 결국 그는 헬퍼 커뮤니티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실명이 공개되었다. 김 씨와 함께 실명이 거론된 가출 청소년은 30여 명.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이들은 헬퍼들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지고 어떤 경우에는 헬퍼들에게 공개 수배나 사적 응징을 당할 위험도 있었다.

박 씨 부부가 탈출한 김 씨를 바로 찾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헬퍼 커뮤니티의 구조 때문. 헬퍼 커뮤니티에서 수배자였던 김 씨는 다른 헬퍼들의 사적 응징 대상이 되었던 것. 그리고 박 씨 부부가 그를 감금 납치 노예화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수배자라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헬퍼 커뮤니티의 자체 정화를 위한 블랙리스트가 진짜 도움이 필요한 그를 위험에 빠뜨린 격이었다.

이에 전문가는 "그들이 선한 의지였다면 베풀고 끝나면 된다. 문제가 있어도 포기하면 되는 것, 신고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왜 사적 응징을 하려는지 의문이 든다"라며 "자기들끼리 전지전능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는 헬퍼 커뮤니티가 청소년 성매매 유입 플랫폼의 계보를 잇고 있다며 "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헬퍼라고 지칭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말 위험하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제작진은 실험을 통해 여성 헬프에게 성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접근하는 헬퍼들을 보고 경악했다. 그리고 헬퍼 커뮤니티에는 성 착취, 성매매가 목적으로 보이는 글도 다수 포착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성 헬프에 비해 남성 헬프에는 반응이 오지 않는 헬퍼 커뮤니티. 하지만 곧 한 헬퍼가 익숙한 이야기를 해왔다. 이 헬퍼는 남성 헬프에게 "돈을 만들어주겠다. 신용 점수가 어떻게 되냐. 부동산 쪽 일이다"라며 돈 나오는 날까지 숙식 제공을 약속하며 숙소 주소를 보내왔다.

이들이 제안한 일은 부동산 불법 대출 알선. 도움을 주겠다던 헬퍼는 제작진의 등장에 줄행랑을 치며 다른 사람을 내보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이는 본인은 단순 모집책이고 윗선은 따로 있다며 다시는 헬프들에게 불법 대출을 제안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헬퍼 커뮤니티 전 운영자는 "100명의 헬퍼 중 정상적인 헬퍼는 10명에서 20명 정도다. 이건 하나의 점조직이다"라며 비정상적인 목적으로 헬프에게 접근하는 헬퍼들을 경고했다. 실제로 많은 가출 청소년들은 20살이 되자마자 명의도용, 신용 불량자가 되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고 이에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수순을 밟았던 것.

김 씨 역시 신용 불량에 주민등록증까지 말소되며 헬퍼 커뮤니티에서 수배자 신세까지 되자 박 씨의 집으로 가는 것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던 것이다.

전문가는 "이렇게 좋은 먹잇감이 없다. 없앤다고 하더라도 발각될 일이 없잖냐"라며 "가정 폭력을 경험한 가출 청소년이 70%가 넘는데 이들이 쉼터에 가려면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 아닌가"라며 가출 청소년들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또 다른 전문가는 "선량한 사람만 도와주겠다는 것은 돌봄, 도움을 가장한 구원 환상 내지는 또 다른 면에서의 심리적 착취이다"라며 "국가에서 어떤 식으로든 공백을 공적 영역에서 메워야 하지 않을까"라고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범죄자 소굴이 되어가는 헬퍼 커뮤니티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운영을 중단한 제보자는 "근본적인 문제는 쉼터 쪽에서 부모 거소 지정권만 해결되면 헬퍼가 생길 일이 없다"라고 했다. 이에 전문가들도 부모의 거소 지정권 관련 법안을 섬세하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몇 년째 답보 상태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소수의 악인들이 쉽게 희생양을 찾고 마음대로 착취하지 못하도록 사회 안전망을 튼튼히 다져야 한다며 "악인이 스스로 헬퍼라고 지칭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구원자로 가장하는 일은 용납되어선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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