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무상교복' 전국 확대에도 학부모 불만은 여전

[취재파일] '무상교복' 전국 확대에도 학부모 불만은 여전
최근 중고등학교 신입생 학부모들에게 교복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품목까지 넣어서 세트 구매를 해야 한다
-학생들이 즐겨 입는 체육복은 포함되지 않았다
-동일 사이즈 구매를 강요한다
-지정된 기간에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 불편하고 위험하다 등등

다양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겁니다.

과거 제 경험을 돌이켜보니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딱!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습니다. 기본 교복 세트에 셔츠와 하의를 추가한 뒤 20만 원 넘는 돈을 냈다는 겁니다. "중학생은 시작부터 돈이 많이 드는구나" 라고 혼잣말을 했던 것도 기억납니다.
 

교복, 더 이상 내 돈 주고 사지 않는다…교복 비용 지원 전국으로 확대

지금은 '무상교복' 시대입니다. 2022년 1월 기준, 경북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또는 광역/기초 지자체에서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 교복 비용을 지원합니다. 카디건, 체육복 구입 등에 추가 비용이 들기도 하지만, 제가 냈던 금액과는 차이가 큽니다. 무상교복은 첫 도입 당시 무상급식에 이은 또 하나의 보편적 복지 정책으로 떠오르면서 시끄러웠지만, 어느새 전국 모든 시도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어 고교 무상교육, 학습 준비물 지원금 등 여러 지원책들도 추가됐습니다. 무상급식에서 시작된 '선별적 복지 vs 보편적 복지'에 대한 고민은 이제 우리 아이들의 교육 활동을 어디까지 지원할 것인가로 옮겨가는 것 같습니다.
 

'무상교복'인데도 만족하지 못하는 학부모...왜?

그런데 '무상교복'에 대해 왜 이렇게 불만이 많을까요? 지난 2019년 중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2020년부터는 고교 신입생까지 교복 비용 30만 원을 지원하고 있는 경기도 교육청에 문의했습니다. 담당자는 이런 불만 사항 대부분이 개별 학교의 결정에 따른 거라고 설명합니다. 각 학교가 공개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해 계약하는데, 그 내용은 교복선정위원회 등에서 학생·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는 겁니다. 즉, 정장 교복 대신 생활복으로 제작할 것인지, 교복 기본 세트에 셔츠·하의를 한 벌씩 더 추가할지 등은 학교 구성원의 선택이란 겁니다. 경기교육청에선 '학교 주관 교복 구매'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교복 품질 검사부터 고객 응대에 문제가 있는 업체에 대한 제재까지 각 학교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아예 이를 안내하는 [▶유튜브 영상]까지 올려놓았습니다. 결국 개별 학교가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필요 없는 품목을 꼭 사야 하나요? 업체 재고를 제가 떠안은 기분입니다." - 학부모

그렇다면 지원금 범위 안에서 좀 더 자유롭게 선택할 수는 없을까요?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중·고교 신입생 전원에게 30만 원의 '입학 지원금'을 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일부 구에서 제공했던 교복 지원금을 서울 시내 모든 지역으로 확대한 겁니다. 이 '입학 지원금'은 교복뿐 아니라 학습 도서, 스마트 기기도 살 수 있습니다. 학교 주관 교복 구매를 신청하지 않으면 제로페이 포인트로 넣어주는 겁니다. 교복을 구매하고도 지원금이 남았을 경우 제로페이 포인트로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경기도 교육청의 방식보다는 합리적입니다. 다만, 이 방식을 전국으로 확대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특별시의 제로페이와 연동해서 운영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현재 17개 시도의 교복 비용 지원 사업은 교육청과 지자체 예산 반영 비율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최선의 운영 방식을 찾는다고 해도 일률적으로 모든 시도에 적용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첫째 아이 교복으로 분통을 터뜨렸는데, 둘째 때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학부모

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한 고민은 시도 교육청의 몫이라 해도, 학교별 세부 내용은 학생. 학부모들이 의견을 전달하면 바뀌지 않을까요? 그런데……학부모들은 학교에 직접 반대 의사나 이견을 전하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입학 전부터 괜히 밉보일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친구 엄마들에게 또는 맘카페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게 전부라고 말합니다. 학생-학부모, 분명히 우리 학교의 구성원인데 이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모으는 방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귀 막고, 입 닫고, 눈 감고 사는 학부모 12년은 분명히 아닌데 말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