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황대헌, 1,500ｍ 금메달…한국 첫 금

<앵커>

석연찮은 판정 논란으로 아픔을 겪었던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황대헌 선수가 1,500미터에서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섰습니다. 함께 결승 레이스를 펼친 이준서·박장혁 선수도 최선의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일, 1,000미터 준결승에서 가장 먼저 골인하고도 황당한 편파 판정으로 실격돼 눈물을 삼켰던 황대헌은 1,500미터에서 한풀이를 위해 이를 악물고 달렸습니다.

준결승에서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 나와 판정 변수를 아예 제거하고 1위를 차지하더니, 무려 10명이 경쟁한 결승전에서 또 한 번 초인적인 레이스를 펼쳤습니다.

9바퀴를 남기고 맨 앞으로 나선 뒤,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가장 체력 소모가 심한 선두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막판에는 가쁜 숨을 내쉬었지만 집념으로 버텨 가장 먼저 골인했습니다. 

마음고생을 떨치며 큰 포효를 내지른 황대헌은 무릎을 꿇고 숨을 고른 뒤 코칭스태프와 끌어안고 감격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습니다.

[황대헌/쇼트트랙 국가대표 :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인 것 같고 태극마크를 달고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서 너무나 영광이고, 든든하게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너무너무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황대헌과 함께 결승에 나선 이준서는 5위, 왼손 부상을 딛고 출전한 박장혁은 7위를 차지한 뒤 황대헌을 진심으로 축하했습니다. 

여자 대표팀은 3,000미터 계주 준결승에서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3위로 밀려나는 위기에 빠졌지만, 마지막 주자로 나선 에이스 최민정이 엄청난 질주로 2위를 탈환해 결승 진출에 성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