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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 매체 "한국 쇼트트랙 거칠어…중국은 이성적"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의 편파 판정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가 적반하장식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소셜미디어 계정 '부이다오(補壹刀)'를 통해 '한국 쇼트트랙팀은 얼마나 거친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우다징을 지켜라"로 시작하는 이 기사에서 환구시보는 한국 네티즌들이 우다징의 소셜미디어를 악의적인 댓글로 도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다징은 쇼트트랙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 쇼트트랙 남자팀의 에이스로,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한국 선수 이준서가 편파 판정으로 탈락하면서 결승 진출권을 가져갔습니다. 환구시보는 비이성적인 일부 한국인들이 경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중국 선수와 코치에게 분노를 쏟아냈으며,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우다징의 소셜미디어에 접속해 '좋아요'와 응원 댓글로 응수했다고 전했습니다. '쇼트트랙은 한국의 전통적인 우세 종목이지만 논란을 동반한다'고 했습니다.
 
중국 환구시보의 소셜미디어 계정 '부이다오'는 8일 '한국 쇼트트랙팀은 얼마나 거친가'라는 기사를 실었다.
 

중국 매체 "한국 쇼트트랙팀 논란 가장 많고 유래도 깊어"

 
환구시보는 4년 전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을 소환했습니다. 당시 쇼트트랙에서 역대 가장 많은 출발 반칙과 선수 간 충돌이 발생했다고 적었습니다. 8명이 출전한 경기에서 한두 명만 결승선을 통과하는 어색한 장면도 연출됐다고 했습니다. 이어 한국팀을 언급했습니다. 한국팀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금메달과 메달 수 모두 1위를 차지했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논란이 가장 많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례로 4개를 들었습니다. 2개는 중국 선수들에게 반칙이 주어져 한국 선수가 다음 경기에 진출하거나 한국팀이 우승한 사례였고, 다른 2개는 한국 선수끼리 충돌하거나 충돌할 뻔 한 사례였습니다. 이 매체는 나아가, 2008-2009, 2010-2011 쇼트트랙 월드컵,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한국 선수들이 실격 판정을 받은 사례까지 들췄습니다. 한국 선수가 다른 나라 선수를 다치게 해 들것으로 옮겨지는 '피비린내 나는 장면'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한국 쇼트트랙을 둘러싼 논란은 유래가 깊다고 했습니다.
 
2011년 쇼트트랙 경기 도중 부상 당한 중국 선수 (출처=환구망)
 
환구시보는 선수뿐 아니라 한국 네티즌까지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 3,000m 결승에서 한국팀이 반칙 판정을 받자, 심판이 호주인이라는 이유로 주한 호주대사관을 폭파하겠다는 위협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때는 쇼트트랙 남자 1,500m에 출전한 김동성이 미국 대표팀 안톤 오노 때문에 우승을 놓치자 미국 올림픽위원회가 한국인으로부터 2만여 통의 항의 메일을 받아야 했다고 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일부 한국인들은 정상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중국 태도는 이성적" 강변…한국인 민족성까지 거론

 
이 매체는 이어 중국의 반응을 대조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에서 모두 46차례의 반칙 판정이 나왔는데, 이 중 8차례가 중국 선수에게 주어졌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선수들은 "한국이 개최국이라 우리가 반칙 판정을 받았으니 받아들이자"고 했고, 중국 언론도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고 환구시보는 주장했습니다. 관영 CCTV 방송은 "스포츠는 스포츠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음모론을 꺼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고, 해방일보는 실력 배양과 최신 규칙에 대한 적용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한국 네티즌과 언론은 중국을 공격했지만, 중국 선수부터 네티즌까지 중국의 태도는 대부분 이성적이라고 강변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장면
 
환구시보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중국 체육계의 원로인 루위안전 교수는 "쇼트트랙은 심각한 결함이 있는 종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에서 진행되고 규칙이 매우 엄격하지도 않으며 심판이 규칙을 공정하게 적용하기 어려워 부상도 많고 분쟁도 자주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루 교수는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선수와 코치, 기자, 관중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면서 쇼트트랙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3관왕 출신으로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해설자로 나선 왕멍 역시 "평창 올림픽 때 심판 판정이 투명하지 않아 여러 경기에서 논란이 많았고, 한국의 싹쓸이로 다른 나라의 불만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국제빙상경기연맹이 규칙을 수정했지만 한국팀은 예전 습관을 바꾸지 않아 여러 차례 반칙을 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환구시보는 한국인의 민족성까지 언급했습니다. 한국은 과거 오랫동안 중국과 일본 두 대국의 그늘 아래 있어 자연스레 열등감을 느낀다며 민족적 성격이 정서적으로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이번 쇼트트랙 판정에서도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중국이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일부 한국인들의 이런 반응을 좀 더 관대하게 받아들여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한국팀이 새로운 쇼트트랙 규칙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앞서 루위안전 교수는 평창 올림픽을 얘기하며 "현장에 있는 관중과 TV 시청자들을 맹인이나 바보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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