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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깃장 너무하네"…與, 정부 '추경 · 방역 엇박자'에 부글

"어깃장 너무하네"…與, 정부 '추경 · 방역 엇박자'에 부글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을 정확히 한 달 앞둔 오늘(9일) 정부와 사사건건 부딪치며 속앓이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선후보의 추경(추가경정예산) 증액 및 방역대책 완화 드라이브에 정부가 연일 어깃장을 놓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당내에서는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당이 '올인'하는 마당에 정부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당정 파열음의 지점은 이번에도 추경 규모를 둘러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마찰에서 비롯됐습니다.

홍 부총리는 지난 7일 국회 예결위에 나와 "(여야가) 35조, 50조를 합의해서 가져오면 정부가 받아들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재정을 맡은 사람이 그렇게 하느냐"며 현재 14조 원으로 편성된 추경 증액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홍 부총리는 차가운 현실의 어려움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직격했고, 당내에서도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행정부 관료가 민주주의를 부정하려 든다" 등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오늘 언론 통화에서 "선거가 임박했는데 여당 대선후보의 주장을 정부 관료가 그렇게 무 자르듯 단칼에 선을 긋는 건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그렇다고 당 지도부가 대대적으로 정부를 공격할 수도 없어 속만 태우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선대위 관계자도 "홍 부총리 본인이 임기가 끝나가니 재정건전성을 지켜냈다는 자신만의 역사적 존재감을 남기고 싶어한다"며 "우리가 볼 땐 답답한 노릇"이라고 착잡해 했습니다.

3차 접종자 대상만이라도 영업시간을 24시까지 늘리자는 이 후보의 제안에 정부는 물론 청와대도 부정적 의사를 피력한 것을 두고도 당은 섭섭해하는 눈치입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3차 접종을 마친 분들의 경우에도 돌파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그것 때문에 의료 체계가 무너지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방역패스와 영업시간 제한은 핵심 장치"라며 거든 바 있습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백신을 3번 맞은 사람은 영업제한 대상에서 풀어줘야 하지 않나. 그러려고 3번 맞은 거 아니냐"며 "이제 소상공인·자영업자 숨통은 틔우고, 정부는 의료체계 대응에 집중해야 하는데 잘못 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이 제안한 '전국민 자가진단키트' 지원 방안 역시 정부 반대에 맞닥뜨린 상황입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어제 국회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에 출석, "전국민 무료 보급을 지금 감당하기에는 어렵다.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며 난색을 표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이 후보와 정부가 다소 엇박자를 내는 것이 전략상 나쁘지만은 않다는 말도 나옵니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이 후보가 내세운 '위기극복 총사령관' 캠페인을 더 부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딱히 호응을 안 해줘도 큰 상관은 없다"며 "이재명 후보가 무엇을 하려고 한다는 메시지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그리고 국민이 알아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추경 증액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힌 만큼 추후 당정 협의 과정에서 '관철' 해낼 수 있다는 낙관론도 감지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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