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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학점 인플레'로 대학가 성적장학금 더 줄었다

'코로나 학점 인플레'로 대학가 성적장학금 더 줄었다

유영규 기자

작성 2022.02.09 08:4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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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학점 인플레로 대학가 성적장학금 더 줄었다
중앙대는 올해부터 성적장학금 지급액을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학부(과, 전공)에서 1등을 한 학생도 수업료 전액이 아닌 수업료의 단 30%에 해당하는 성적장학금을 받습니다.

학년 수석과 상위 10%에 포함되는 학생(학년 우수)에게는 성적장학금으로 각각 수업료의 17%, 15%를 지급합니다.

개정된 성적장학금 내용은 2022학년도 1학기 장학생 선발부터 적용할 예정입니다.

학교 당국과 총학생회가 작년 6월 11일부터 18일까지 '장학제도 개선에 대한 전체 학생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반영해 이같이 기준을 바꿨습니다.

장학금 전체 예산은 줄지 않았다고 합니다.

중앙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계 곤란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며 "전체 장학금 예산은 변동이 없고 성적우수장학금을 가계곤란장학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대학 공지사항 캡처,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대학의 성적장학금 축소 움직임이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서울 소재 A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적장학금은 줄고 가계곤란장학금을 늘었지만 전체 장학금 규모는 유지하고 있다"며 "절대평가를 시행하면서 성적만으로 장학금을 주기 어려웠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로 수업 방식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성적 평가를 하기 어려워지자 많은 대학이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절대평가로 학점을 후하게 주다 보니 동점자가 많아지는 등 변별력이 떨어져 성적장학금 대상자를 가리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교육부가 지난해 4월 내놓은 일반·교육대학 195개교 대상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에 과목별로 B학점 이상을 받은 재학생 비율은 전체의 87.5%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71.7%)보다 15.8%포인트나 올랐습니다.

'공부 잘해서 장학금 받으면서 학교 다닌다'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입니다.

성적장학금은 고려대가 2016년 처음으로 폐지했습니다.

학점만을 기준으로 삼는 장학금을 없애는 대신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장학금을 확대했습니다.

고려대에 이어 서강대도 2018학년도 1학기부터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확보한 예산을 저소득층장학금에 배정했습니다.

이후 많은 대학이 성적장학금 축소 움직임에 동참했습니다.

중앙대는 올해 성적장학금을 줄인 이유로 '포스트코로나 시대 소득 양극화 심화에 대비한 저소득층 재정지원 강화'와 '사회적 트렌드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장학제도 마련'을 들었습니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성적장학금은 줄고 복지장학금이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방향이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적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성적이 더는 장학금 척도가 될 수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성적장학금이 줄어드는 추세를 달가워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대학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성적장학금 관련 글 (사진='에브리타임' 캡처, 연합뉴스)

조 교수는 "경제적으로 곤란한 정도에 따라 장학 혜택을 주는 형태로 변하고 있지만 (소득수준에 따라 지급하는) 국가장학금으로 혜택을 못 받아도 노력을 해서 장학금을 받겠다는 학생을 위해 보완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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