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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괴물' 김민석, 동메달 따고 눈시울 "모모, 하늘서 응원"

'빙속 괴물' 김민석, 동메달 따고 눈시울 "모모, 하늘서 응원"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빙속 괴물' 김민석(성남시청)은 담담하게 인터뷰를 하다 눈시울을 살짝 붉혔습니다.

지난해 10월 하늘나라에 간 반려견 모모를 떠올리면서입니다.

김민석은 현지시간 8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2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차지한 뒤 "모모가 응원해줘서 동메달을 딴 것 같다"라며 "하늘에서 '왈왈' 짖으면서 응원해줬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민석과 애완견 모모 (사진=김민석 SNS 캡처, 연합뉴스)

모모는 김민석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키웠던 반려견입니다.

14년 동안 김민석의 곁에 있던 모모는 가족과 다름없었습니다.

모모는 김민석이 첫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을 때도 곁에 있었습니다.

김민석은 지난해 10월 모모와 헤어졌습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기 4개월 전입니다.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뒤 감정의 동요를 드러내지 않았던 김민석은 반려견에 관한 질문을 듣고 울컥했습니다.

모모의 응원을 받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힌 김민석은 4년 뒤엔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4년 전엔 예상 못 한 메달을 땄고, 이번 대회에선 갖고 싶었던 메달을 획득했다"며 "4년 뒤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 꼭 올림픽 챔피언이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민석은 이날 동메달을 차지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남자 1,500m 동메달 획득이라는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딴 아시아 선수는 김민석이 유일합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2회 연속 남자 1,500m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라는 말엔 "타이틀에 관해 깊이 생각 안 했다"라며 "다 똑같은 선수다. 더 노력하는 선수가 더 높은 자리에 가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네덜란드의 벽을 못 넘은 건 아쉽지만, 이런 아쉬움이 앞으로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민석의 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입니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을 딸 것이라고 상상을 못 했다"라며 "쇼트트랙에 (판정 문제 등) 불상사가 있었는데, 나라도 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날 김민석은 그리 운이 좋지 않았습니다.

김민석에 앞서 뛴 토마스 크롤(네덜란드)이 1분43초55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바로 다음 조에서 뛴 김민석으로선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김민석과 함께 뛴 키엘드 나위스(네덜란드)는 곧바로 1분43초21의 새로운 올림픽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나위스는 경기 중반 이후 김민석을 멀찌감치 떨어뜨리며 독주했습니다.

나위스는 금메달, 크롤은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김민석은 "앞 조에서 뛴 크롤이 올림픽 기록을 세우는 것을 보고 뛰었다"라며 "같은 조의 나위스도 나보다 앞서리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난 같이 뛰는 선수가 앞서간다고 멘털이 흔들리는 편이 아니다"라며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라면 당연히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민석의 뒤엔 총 8명의 선수가 남아있었습니다.

그는 "뒤에 남은 선수들이 1, 2위의 성적까지는 내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나위스와 크롤이 올림픽 기록을 깼기에 뒤에 남은 선수들이 부담을 가지고 뛴 것 같다. 그렇게 못할 선수들이 아닌데 기록이 저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김민석은 15일에 열리는 남자 팀 추월 경기를 바라봅니다.

그는 평창올림픽에서 이승훈(IHQ), 정재원(의정부시청)과 은메달을 합작했습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같은 멤버로 메달 획득에 도전합니다.

김민석은 "그동안 준비를 잘했으니 계속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사진=김민석 SNS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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