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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교육' 의무화 하는 대학들…초중고에선 기회 없다

<앵커>

최근 국내 대학들이 전공을 따지지 않고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벌써 50곳이 넘습니다. 이른바 '컴퓨팅 사고력'이 미래세대 창의력과 연결된다는 것인데, 정작 초·중·고등학교에서는 거의 배울 기회가 없는 실정입니다.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화면 속 명령어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설정합니다.

조명 색깔을 정하고 운항 속도까지 조정하면 로켓 발사 준비가 끝납니다.

학교에서는 화면 속에서 코딩 개념을 배우는데 그쳤다면, 이 지역아동센터에서는 회로에 연결해 로켓을 발사하고 드론도 날릴 수 있습니다.

[김지민/초등학교 4학년 : 제 마음대로 이제 코딩을 해서, 숫자를 넣어서, 그리고 제가 입력한 대로 움직일 수가 있어서 그런 게 많이 신기했어요.]

현재 교육과정에서 코딩 등 정보 교육은 초등학교 5, 6학년에 17시간, 중학생은 34시간 배웁니다.

이 정도 시간으로는 힘들었던 창의적 코딩 활동이 사회적 기업의 지원으로 진행된 것인데, 학부모 만족도도 높습니다.

[장향미/경기도 시흥시 : 학교에서는 아직도 보편적으로 (코딩)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너무 배우고는 싶은데 가정에서 교육이 해줄 그런 능력은 안 되고….]

의무화된 수업시간은 초·중·고교 12년간 51시간뿐인데, 영국 374시간, 인도 256시간, 중국 212시간과 비교해 턱없이 적습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정식 교과도 아닌 데다 수능시험에 포함되지 않아서 담당 교사조차 없는 학교가 30% 가까이 되고, 자격증 보유 교사는 이 가운데 70%뿐입니다.

2025년부터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 과목 신설을 언급했지만,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입니다.

[김재현/성균관대 사범대학장 : A 과목이 필수화되면 다른 과목의 시수가 줄어야 하고 선생님들의 조정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서로 톱니바퀴 물리듯이 물리기 때문에….]

미국은 코딩을 포함한 컴퓨터과학을 고교 졸업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주가 늘고 있고, 일본에서는 오는 2025년부터 대입시험 공통 과목에 넣기로 했습니다.

보편화된 정보 교육으로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김수환/총신대 교수 (한국컴퓨터교육학회 부회장) : 그만큼 상상을 할 수 있느냐 창의를 더 증폭시킬 수 있느냐, 이거는 경험해본 친구들이 가능하거든요. 학문을 이해하거나 어떤 역량을 펼칠 때, 더 쌓아갈 때는 출발점이 다르니까 이 친구는 따라가지 못하는….]

코딩이나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해 학원을 찾는 이유는 공교육에서 배울 수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절반 가까이 됐습니다.

이대로라면 우리 사회가 디지털 문맹으로 인한 양극화를 겪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박진호,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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