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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브룩스 발언'으로 맞붙은 이재명과 윤석열, 사실은?

[사실은] '브룩스 발언'으로 맞붙은 이재명과 윤석열, 사실은?
여야 4당 대선 후보들이 어제 첫 TV토론에서 맞붙었습니다. 토론회 초반부터 '대장동 의혹 책임론'을 두고 격론을 벌였습니다.

토론 중반부 주제는 외교·안보 분야였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반박에 나섰습니다. 이 후보는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도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고, 윤 후보는 브룩스 전 사령관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섰습니다.

사드 추가 배치 논란의 맥락을 짚어보고, 브룩스 전 사령관 발언의 진위 여부도 살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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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추가 배치와 관련한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30일, 윤석열 후보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면서 부터입니다. 윤 후보는 늘 그랬던 것처럼 "사드 추가 배치"라는 짤막한 글을 남겼습니다.

다음 날, 이재명 후보는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바로 반박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도 "사드 추가 배치 필요 없다"고 말했다며, "미국도 필요 없다는 사드를 중국 보복 감수하면서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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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브룩스 전 사령관의 발언을 인용해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브룩스 전 사령관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재명 후보 :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추가 사드 필요 없다, 이렇게 말 했는데 왜 그 말씀을 계속해서… 안보 불안을 조성해서 표 얻으려고… 경제 망친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윤석열 후보 : 안보가 튼튼해야 주가도 유지되고, 국가 리스크가 줄어드는 거고요, 주한 브룩스 사령관의 얘기는 성주에 있는 사드를 저층 방어 시스템으로 연계를 했을 때 더 효과적이라고 한 것이지, 그 분이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 없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 어제 방송3사 합동 토론회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

브룩스 전 사령관이 "사드 추가 배치 필요 없다"고 말했다는 내용은 재작년 11월, 미국 의회의 출자로 세워진 국제 방송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에 담겨 있습니다. RFA는 브룩스 전 사령관과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시 보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브룩스 전 사령관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에 사드를 추가로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존 사드 포대를 다른 미사일방어시스템과 통합시키면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 사드는 한국에 (저고도 미사일용인) 패트리어트 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와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인) 한국의 그린파인(Green Pine) 레이더 등 다른 미사일방어 시스템과 통합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더 나은 통합방어시스템이 될 것입니다.
- 자유아시아방송(RFA), <브룩스 전 사령관 "한국에 '사드' 추가배치 불필요">, 2020년 11월 2일자.

다음날, 연합뉴스를 비롯해 동아일보, 한겨레 등 국내 주요 언론사들도 RFA를 인용해 보도했고, 이재명 후보는 여러 국내 보도를 참고, 재인용 해 주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016년 사드가 국내에 배치됐을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었습니다. 당연히 사드 배치 찬성론자였고, 수도권 방어를 위해 사드 외에 추가 능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자주 했습니다.

다만, 브룩스 전 사령관은 "사드 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사드는 '높은 고도'의 문제를 해결해 줄 뿐이며, 다른 방어 시스템과 통합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해 왔습니다.

사드 배치 논란이 뜨거웠던 2016년 8월, 한국국방연구원 세미나 기조 연설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냈습니다. 기조 연설 전문이 주한미군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습니다.
 
사드는 우리가 사드 없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지역 방어를 더하고 요격 능력을 높일 것이며, 그것은 다층적인 시스템의 일부입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 또는 PAC-3 미사일의 지속적인 조달은 방어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입니다. 해상 요격기의 추적도 방어에 층을 더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방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아직도 고려되고 평가되고 확보되어야 할 다른 선택지가 남아 있습니다.
THAAD will add area protection and increase the ability to intercept at higher altitudes than we can without THAAD and it is a part of a layered system. The continued procurement of Patriot Advanced Capability-3, or PAC-3 missiles, further enhances the defensive layers. The pursuit of Surfaced-Based-at-Sea Interceptors also adds layers to the defense. And there are other capabilities that should still be considered, and evaluated, and then procured to improve the defenses in the Republic of Korea.
- 2016년 8월 한국국방연구원 세미나 주한미군사령관 홈페이지 연설문 원본

사드 한반도 배치 논란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은 토론회 직후 "브룩스 전 사령관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 추가 배치 불필요'를 언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다음과 같은 반박 자료를 냈습니다.
 
○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인터뷰에서 "사드와 패트리엇트, 그린파인 레이더 등을 통합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한 것이지, 사드 추가배치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없음.
※ 빈센트 브룩스(2020. 11. 3) 자유아시아방송 인터뷰
"사드는 패트리엇 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와 한국의 그린파인 레이더 등 다른 미사일방어 시스템과 통합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수 있다"며 이런 방식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것보다 "더 나은 통합 방어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언급

RFA 기사 <브룩스 전 사령관 "한국에 '사드' 추가배치 불필요">에는 브룩스 전 사령관의 인터뷰 음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추가 배치 불필요'를 직접 언급한 부분이 기사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브룩스 전 사령관은 …… 한국에 사드를 추가로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라는 식으로 음성이 아닌, 기사의 문장으로 처리돼 있습니다.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사실은 팀은 RFA 측에 문의를 넣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이 인터뷰 중에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 없다고 말한 사실이 있는가" 물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답변이 왔습니다.
 
문의하신 내용과 관련해 (RFA에서는) 당시 브룩스 전 사령관과 전화로 인터뷰를 했고 그 내용을 녹음했습니다. …… 당시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에 추가 사드 배치 필요 없다고 언급했고, 그 이유에 대해 기존 사드 포대를 다른 미사일방어시스템과 통합시키면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내용을 쓸 때 브룩스 전 사령관이 추가 사드 배치가 필요 없다고 언급한 것은 문장으로 처리했고, 그 이유에 대한 멘트는 발췌해서 직접 육성을 담아 썼습니다.
- SBS 사실은팀 문의에 대한 RFA 담당 기자의 답변, 오늘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 안보의 최전선에서 복무한 군사 전문가로, 그의 의견은 중요한 참고 사항이 됩니다. 다만, 무슨 의견이든 절대적일 수는 없겠죠. 후보들 역시 이를 모를 리 없을 겁니다. 발언 진위 여부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갔던 것은 그만큼 후보 간의 경쟁이 과열돼 날이 서 있다는 방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SBS 사실은 팀은 단순히 사실과 거짓 판정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다양한 층위를 풀어내는 팩트체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SBS 사실은 치시면 팩트체크 검증 의뢰하실 수 있습니다. 요청해주시면 힘 닿는 데까지 팩트체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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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 송해연, 권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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