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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타격 가능…북, 4년여 만의 '최고 수준' 시위

<앵커>

이번 미사일은 정상 각도로 쏘면 5,000km를 날아가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강하게 무력시위에 나선 셈입니다.

이어서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합참은 이번 미사일 제원이 2017년 쏘아 올린 중거리 미사일, IRBM과 거의 유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017년 5월 발사한 중거리 미사일 화성 12형의 정점 고도는 2,111.5km, 사거리는 787km라고 발표했습니다.

성능시험을 위해 발사 각도를 높여 쏘는 이른바 고각 발사를 했던 건데, 군이 오늘(30일) 탐지한 궤도와 거의 일치합니다.

중거리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쏘면 최대 5,000km가량 날아가는데, 미국령 괌까지 사정권이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중거리급 이상의 카드를 꺼낸 건 2017년 11월 ICBM급인 화성 15형 발사 이후 4년 2개월 만, 남북, 북미대화 국면으로 전환된 2018년 이후로는 가장 높은 수준의 무력시위입니다.

우리 군과 달리 일본은 사거리가 중거리 이상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일본 관방장관 : 이번 탄도미사일은 중거리 이상의 탄도미사일일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액체 연료 기반이었던 5년 전 미사일보다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 기습 타격이 가능한 고체 연료 엔진 개발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장영근/한국항공대 교수 : 제가 우려하는 건 혹시 이것이 고체 추진체 로켓 모터를 사용한 IRBM(중거리미사일)은 아닌가. 만일 그렇게 되면 고체 추진체 ICBM으로 가는 길이 굉장히 가까워진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올해 두 차례 극초음속 미사일을 쏜 자강도 일대에서 이번 발사가 이뤄졌고,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대 등이 화성 12형을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 개량된 극초음속 활공체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종미)

<앵커>

통일외교팀 김아영 기자와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김 기자, 북한이 요즘에 미사일을 하도 많이 쏴서 처음에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오늘은 발사 수준을 확 높인 거죠?

<기자>

참 묘한 수준까지 발사를 했습니다.

이달 들어서 북한은 자칭 극초음속 미사일부터 철로 기반의 미사일, 순항미사일 등 종류별로 바꿔가면서 다양하게 쐈거든요.

그런데 군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는 중거리 미사일입니다.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게 핵실험과 ICBM 발사를 당분간 하지 않겠다 이런 얘기였거든요. 이번에 딱 그 코앞까지 간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모라토리엄 선언 파기라고 하지 않고 그 근처까지 갔다고 얘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렇게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북한이 지금 틈을 활용하고 있는 걸로 보여요.

중국은 ICBM 수준이 아닌 이상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고요,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 때문에 미국과 하루가 멀다 하고 지금 부딪히고 있는 중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UN에서 대북 제재를 주도하는 건 사실 굉장히 어렵습니다.

또 실제로 북한이 자칭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한 이후에 미국이 UN 제재 대상에 북한 인사를 추가하려고 했는데 이 시도가 불발됐다는 말이죠.

북한 입장에서는 이걸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도발 수위를 높일 여건도 마련됐다 이렇게 판단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2017년에는 이렇게 갈등이 치솟다가 대화 국면으로 확 바뀌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어떻겠습니까?

<기자>

그때와는 아무래도 상황이 좀 다르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2017년 도발 이후 트럼프 행정부와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했지만 결국은 빈손으로 돌아섰고요, 북한은 오히려 모라토리엄 때문에 손발이 묶였다 이렇게 인식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 북한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바이든 행정부 또 새롭게 들어설 우리 정부의 이제는 존재감을 드러낼 때가 됐다 이렇게 판단한 걸로 보여요. 북한이 앞서 핵실험과 ICBM 재개 문제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예고를 한 상태거든요.

그래서 당분간은 이렇게 행동으로 압박을 해나가면서 긴장 국면을 조성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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