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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한국말 한마디도 못 하는 그들이 K-POP을 만드는 이유

[Pick] 한국말 한마디도 못 하는 그들이 K-POP을 만드는 이유
▲ 'K팝 전문' 스웨덴 작곡가들

요즘 K팝 음반에서 스웨덴 작곡가들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지 시간 26일 뉴욕포스트는 스웨덴 작곡가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한국말을 못 하는 K팝 전문 작곡가가 스톡홀름에만 수십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케이팝에는 규칙이 없다"

'선샤인'이라는 작곡가 그룹으로 활동하는 엘렌 버그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음악 활동을 하는 K팝 전문 작곡가입니다.

국내에서는 레드벨벳의 '피카부', 있지의 'ICY' , 방탄소년단의 'We Are Bulletproof: The Eternal'를 작곡한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엘렌 버그와 K팝의 인연은 9년 전에 시작됐습니다. 그가 음악전문학교에 재학하던 당시 우연히 K팝 작곡 의뢰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K팝 음악을 만들어왔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들었던 케이팝은 소녀시대의 'I Got the Boy'라는 곡으로 그는 이 곡을 가리켜 "K팝에서 가장 미친 노래 중 하나로 한 트랙에 다섯 가지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K팝의 강점은 다양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같은 그룹의 작곡가 카지 오페아(본명 모아 칼베커)는 "K팝은 각 멤버가 나올 때마다 눈에 띄어야 하기 때문에 랩과 강약 포인트가 여러 곳 필요하다. 그만큼 일반 팝송보다 다양하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K팝에는 규칙이 없다. 원한다면 후렴을 3번 부를 수도 있다"면서 한국어를 잘 몰라도 작업에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케이팝 작곡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엘렌 베리-모아 칼레베케르는 지난해 스웨덴 정부로부터 음악수출표창을 받았다.
▲ 스웨덴 작곡가 그룹 '선샤인'
 

"한국의 떼창과 노래방 문화, 스웨덴과 통하다"

뉴욕포스트는 스웨덴 작곡가들이 쓰는 중독적인 멜로디와 한국인들의 떼창-노래방 문화가 잘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내수 시장이 작아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스웨덴은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대중음악 시장 3위의 '음악 강국'인데,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이 특히 발전한 스웨덴 특성상 K팝에 최적화된 재능을 가진 작곡가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조미쉘(본명 조민경) 싱잉 비틀 대표는 "스웨덴 작곡가들이 한국인에 대한 정서를 자극하는 멜로디를 잘 쓴다"고 전했고, 대중음악 전문가 마이클 푸어는 "한국이 여전히 음반을 산다는 것 만으로도 작곡가들에게는 매력적이다. 방탄소년단으로 K팝을 접한 서양 음악 팬들에게는 K팝의 흥행이 최근 현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 음반사는 세계적인 성공을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유럽 작곡가를 물색해왔다"며 K팝 시장에 해외 작곡가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주요 K팝을 배출해낸 SM엔터테인먼트가 유럽 전역 451명, 북미 210명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864명의 해외 작곡가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 속에서 만들어진 인연으로, 스웨덴 K팝 전문 작곡가들의 명성은 본국인 스웨덴에서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1 스웨덴 작곡 시상식'에서 작곡가 그룹 '선샤인(엘렌 버그, 카지 오페아)'이 스웨덴의 전설적 프로듀서 맥스 마틴을 제치고 '올해의 성과: 국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해당 부문 후보에 함께 올랐던 작곡가 루드비그 에베르스는 "몇 년 전만 해도 K팝 작업을 하면 '미국이나 유럽 뮤지션과 일을 하지 못해 변변찮은 일을 한다'고 무시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우리도 K팝을 써야 한다'고 입 모아 말한다"며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K팝의 위상에 대해 전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itsellenberg'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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